27일 케냐 몸바사에서는 250만 대구시민이 염원하고 있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여부가 결정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단일대회지만 육상대회가 열리면 전세계 65억의 인구가 대구를 주목할 것이다. 이에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와 평창올림픽유치에 나서고 있는 인천과 춘천에 있는 유치위원회를 찾아 현지 분위기를 생생하게 직접 취재했다.
인천국제공항이 2년 연속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됐다. 인천공항뿐 아니라 경제자유구역과 송도신도시 등 인천이 자랑할 수 있는 인프라도 더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151층짜리(610m) 인천타워도 올 연말 송도에서 착공된다. 인천은 이처럼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아직 인천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관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천이 2014 아시안게임 유치에 목을 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천은 지난 2005년 4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어 그 해 9월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OCA평의회에 유치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계기로 유치활동에 불을 댕겼다. 인천은 그러나 평창올림픽과 여수세계박람회에 쏟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전혀 받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유치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 때문에 견제까지 받았다.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약속은 지난해 11월 OCA실사단이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명곤 문화부장관이 처음으로 했다. 국회특위가 구성된 것도 대구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29일이었다.
그러나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유치위원회'(위원장 신용석)는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정부지원을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안상수 시장과 신 유치위원장 등이 수십 차례씩 OCA회원국을 방문, 득표활동을 벌인 결과가 만만찮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 인도의 델리에 비해 인프라와 경기운영 능력 등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것은 물론, 잦은 접촉을 통해 과반이 넘은 지지표를 확보했다. 시장과 유치위원장 등이 중국과 카타르, 쿠웨이트,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몰디브, 예멘, 시리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열리는 8차례의 국제회의에 참석, 유치활동을 해왔다. 제4회 동아시아대회를 비롯해 서아시아대회, 남아시아대회, 도하아시안게임 등 모든 아시아권대회에 참가, 득표활동을 벌였다.
신 위원장은 아예 송도에 위치한 유치위원회에서는 얼굴을 볼 수 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그는 조선일보 유럽특파원을 지낸 이력을 바탕으로 한 유창한 영어와 불어를 구사하면서 괜찮은 와인 한 병을 싸들고 각국 NOC위원들을 찾아다녔다. 그가 만나는 사람은 VIP만이 아니다. 해외유명인사만 만나는 상징적인 역할이 아니라 유치위의 모든 활동을 실무적으로 지휘해왔다. 이번 주 그는 다시 중앙아시아지역으로 떠났다. 여전히 인천 지지를 확고히 밝히지 않고 있는 '△' 분류국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 시장도 우호적인 국가로 분류한 동남아쪽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사실 인천이 그동안 성과를 본 것은 민간차원의 해외득표활동이었다. 아시아 전역을 동아시아(중국, 일본, 북한 등 8개국)와 동남아시아(11개국), 남아시아(8개국), 중앙아시아(5개국), 서아시아(13개국) 등으로 구분, 국가별 프레젠테이션 매니저(PM)를 선정, 현지의 NOC위원들의 동향을 파악, 초청하는 역할을 했다. 3, 4차례에 걸쳐 각국 NOC위원 전원을 초청, 관련 세미나를 갖고 설득에 나섰다. 국내 주재 45개국 대사들을 초청, 경제자유구역과 문학종합경기장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2월 열린 외교부 재외공관장 회의 때는 아시아주재 대사들을 초청, 적극적인 인천홍보를 당부했다.
100만인 서명 등 시민들의 유치열기도 만만찮게 확인했다. 인라인스케이트 국가대표인 '이슬' 선수가 대만에서 주최 측의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인천아시안게임을 홍보하는 피켓시위를 했다. 올림픽 태권도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씨와 가수 조용필 씨까지 홍보대사로 나섰다. 공식적인 후원금을 받지도 않았는데 기업체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도 대구가 공식적으로 모금한 것보다 훨씬 많다. "애초부터 정부예산지원을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이용우 유치위대외협력본부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배어있다.
"아시안게임의 품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델리보다는 인천이 낫지 않느냐."는 것이 인천의 주요논리다.
글·사진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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