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영(38·대구시 북구 구암동) 씨네 집은 '칠곡의 예쁜 집'으로 통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거실이 마치 모델하우스를 연상시킬 정도. 집은 전체적으로 화이트를 기본으로 핑크로 포인트를 준 데다 가구 역시 화이트로 통일해 30평대 집안이지만 훨씬 넓어보인다.
이 모든 것은 신 씨가 손수 기획하고 제작을 의뢰한 것이다. 무엇 하나 신 씨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소품이 없다. 기성품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신 씨의 원칙.
"잡지나 인터넷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우리 집에도 활용해요. 문이나 가구의 몰딩, 철제 장식문 등은 제가 디자인해서 주문한 것이죠." 지저분해 보이기 쉬운 텔레비전은 수납장 안으로 넣어 거실이 한층 넓어보인다. 거실의 벽난로는 수납과 함께 장식효과를 더한다.
원래 벨벳 소재이던 소파는 흰색 광목천을 덧씌워 깔끔한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갖가지 모양의 쿠션들은 흰색의 밋밋함을 사라지게 하고 분홍색 러그를 깔아 포인트를 주었다.
핑크로 통일된 거실의 분위기는 기분에 따라 그린 계열로 바뀌기도 한다. 분홍색 전등갓을 그린색으로 바꾸고 소파 위 러그 역시 그린으로 바꾸면 간단하게 분위기 변신에 성공. 신 씨는 이처럼 집안 내 패브릭을 인테리어의 제1요소로 꼽았다. "패브릭 소품의 색깔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바뀌어요. 좋아하는 색 한두 가지를 정해 소품을 통일감있게 준비해두면 되지요."
신 씨의 인테리어에 대한 열정과 감각은 결혼과 동시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11년차 주부인 신 씨는 "인테리어가 '취미'이자 '직업'"이라고 할 정도. 이젠 입소문을 듣고 '우리 집도 꾸며달라.'는 의뢰도 많이 받는다. "우리 집 인테리어가 완성되고 나자 심심하더라고요. 집 전체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취미가 직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부엌은 신 씨의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녀가 아끼는 접시들. 수납장 안에 1년 내내 모셔져 있을 법한 접시들을 끄집어내 장식장에 전시하고 있다. 기분에 따라 흰색으로, 핑크로 바꾸기도 해, 그의 부엌은 언제나 변신 중이다.
그는 파격적으로 싱크대의 윗수납장을 모두 없앴다. 덕분에 부엌이 한층 환하다. "싱크대가 없으면 수납 공간이 부족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도 그릇이 많은 편인데, 전혀 부족하지 않거든요. 쓰기 나름이에요."
그는 선물에도 인테리어 감각을 십분 발휘한다. 평범한 흰 수건을 구입해 예쁜 천을 덧대고 레이스를 붙이면 고급 수건으로 변신하는 것. 이 수건은 어디서든 환영받는 선물이다. 또 옷을 리폼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쓰다 남은 조각 레이스와 천 등을 모아뒀다 분위기가 어울리는 옷에 덧붙이면 훌륭한 새옷이 된다.
덕분에 딸 서연(9)이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다. "옷이 독특하고 예쁘다는 칭찬은 물론이고, 우리 집에서 자고 싶어하는 친구도 많아요. 행운이라고 다들 부러워해요."
봄맞이 인테리어로 가장 먼저 도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신 씨는 패브릭 소품을 바꿀 것을 제안했다. "러그나 커튼 하나만 바뀌어도 집안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요. 요즘엔 1만 원 안팎의 싼 재료들도 많아, 손쉽게 바꿀 수 있죠." 그녀의 조언대로 올봄, 흰 천을 깔고 포인트 색상의 소품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 인테리어 여왕의 인테리어 팁(Tip)
▷원하는 인테리어 컨셉을 확실하게 정하자
-자신만의 원칙이 없으면 인테리어 제품을 충동구매할 가능성이 많다.
▷흰색을 두려워하지 마라
-흰색이라고 해서 생각만큼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다. 깔끔한 분위기에 으뜸이다.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어보라
-인테리어 잡지, 인터넷을 활용하면 의외로 원하는 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 기성품보다 매력 만점!
▷손수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조금만 손을 대면 더욱 멋지게 변신할 수 있다. 비즈, 구슬, 리본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보자.
▷단골을 만들자
-인테리어 용품점이나 시장에 단골을 만들어보자. 내 취향을 훨씬 잘 이해해준다.
▷색깔을 통일하라
-계절별로 통일된 색상을 정해 소품을 배치하면 매달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두세 가지 색상만 준비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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