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손 들어줄 국제육상연맹 집행이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최지 결정 투표권을 가진 국제육상연맹(IAAF)의 집행이사는 라민 디악(세네갈) IAAF 회장을 포함해 모두 28명이다. 그러나 이번 집행이사회에는 핀란드, 그리스, 인도의 이사가 참여하지 않아 모두 25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북중미가 6명, 아프리카 5명, 아시아 4명, 남미와 오세아니아는 각 1명이다. 여성은 지난달 대구 실사 때 왔던 나왈 엘 무타와켈(모로코)과 에비 호프만(캐나다), 이레나 세빈스카(폴란드) 이사 등 3명이다. 또 디악 회장과 나왈, 부브카, 세빈스카, 아르네 융크비스트(스웨덴) 부회장 등 5명은 자국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집행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3분의 2가 넘는 19명(육상 18명, 핸드볼 1명)이 선수 출신이다. 이 가운데에는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 나왈 같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포함돼 있다. 부브카는 '인간새'라는 별칭으로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을 35차례나 수립한 전설적인 육상 스타 출신. 나왈은 1984년 LA 올림픽 여자 40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디악 회장은 1950년대 프랑스에서 멀리뛰기 챔피언을 했고, 융크비스트 부회장은 높이뛰기 선수로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 출전한 적이 있다. 대구 실사단장을 지낸 헬무트 디겔(독일) 부회장은 독일 핸드볼 올림픽대표팀 선수와 코치를 지낸 독특한 경력이 있다.

이처럼 선수 출신이 많은 점은 대구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대구는 6만 6천여 명을 수용하는 주경기장이 있는 만큼 선수 출신인 이사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겔 부회장은 대구 실사 때 기자회견에서 "경기장 등 인프라는 칭찬할 것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또 집행이사 가운데 16명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고 디악 회장과 디겔 부회장 등 11명(한국의 박정기 이사 포함)은 대구를 방문해 유치 열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갔다.

영연방 출신 집행이사들의 표심도 주목받고 있다. 영국과 옛 식민지를 중심으로 한 영연방은 전 세계에 53개국이나 된다. IAAF에는 영국, 호주, 캐나다,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명의 영연방출신 이사(인도는 불참으로 제외)가 있다. 영연방은 커먼웰스게임이라는 자체 종합 스포츠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대구와 2011년 대회를 놓고 경쟁하는 브리즈번(호주)도 이 대회를 연 적이 있다. 따라서 영연방의 다섯 표가 자연스럽게 브리즈번을 향할 것이라는 게 대구의 전망이자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대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표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북중미에도 이번에 방한한 IAAF 기술임원인 멕시코 출신의 모레노 이사와 아마데오 프란시스(푸에르토리코) 부회장 등이 대구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케냐 몸바사에서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