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CeBIT 박람회와 유럽 IT현장을 보고

21일 끝난 세계 최대의 전자통신박람회인 독일 '2007 CeBIT'전시회와 독일의 R&D 시스템을 둘러보고 왔다.

대구시가 자치단체로는 처음 시도하고 있는 두뇌정보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영역과 건강산업프로젝트와 연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CeBIT 현장을 본 순간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축구장 크기의 전시관 29개 규모였다. 대구EXCO 2배 이상의 단층짜리 전시홀이 30여 개나 됐다. 전시장 하나로 인구 60여 만 명의 도시를 먹여 살리고도 남을 것 같았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얼마나 크겠는가.

국별 참가규모는 독일을 제외하고는 중국이 단연 최고였다. 글로벌 기업들은 아예 국가 표시를 하지 않았다. 삼성관 앞에서 관람객 7명에게 삼성이 어느 나라 기업인지 물었더니 2명은 미국, 3명은 일본, 2명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소니도 마찬가지였다.

세계적인 전시회를 보면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만을 전문으로 한 국제전시회를 갖는 것도 생각을 해볼일이다.

독일 도르트문트 테크노센터에 갔다. 우리의 테크노파크와 신기술사업단, 벤처센터가 한 공간에 있었다. 1990년대 초반 경쟁력을 잃고 있던 중공업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정부와 금융기관, 상공회의소 및 대학이 공동투자로 조성했다고 한다.

200여 개의 IT, NT, BT 관련 기업들이 테크노센터를 중심으로 인큐베이팅을 거쳐 성장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엘모스, 바이오메디슨 등 작지만 세계적인 기업들이 입주해 있었다. 센터는 이런 회사들의 기술 및 사업수요를 찾아 해결해주고 도와주는 광역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었다. 또 입주 중소기업들은 자체 연구소를 갖고 있기보다는 공동 연구소와 실험실을 갖추고 경비절감과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을 하고 있었다.

특히 중소기업을 위해 마케팅은 물론 회사경영기법까지 지원해주고 종업원들이 출장을 자주 가는 지역의 호텔과 협약을 맺고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등 후생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다.

이어 도르트문트시의 사양산업 구조조정 현장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도시를 먹여살렸던 철강공장 'Phoenics'부지는 제2테크노센터로 리모델링 중이었다. 특이한 것은 공룡같이 생긴 공장의 구조물을 보전하면서도 멋진 레스토랑 등을 유치해 세계적인 명물로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또 다른 곳의 이 회사 공장부지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공호수를 만든다는 것이다. 도르트문트시는 철강회사가 폐쇄되면서 떠났던 사람들을 다시 이 도시로 유인하자면 쾌적한 도시가 되어야 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폐수·대기오염 등 환경문제와 리모델링이 필요한 산업단지가 많은 대구시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박광길(대구시 신기술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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