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험이든 마찬가지지만 학교 시험에도 많은 속설이 있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조차 곧잘 원칙에서 어긋난 속설에 휘말려 엉뚱한 길을 선택하곤 한다. 학교 시험에 관련된 몇 가지 오해들을 짚어 본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합산하면 등수가 나온다?
학생들은 매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는데 두 시험의 성적을 합산해 학기 성적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중간·기말고사 비율이 1대 1일 경우 당연히 점수는 중간·기말 점수를 더해 2로 나눈 평균이다. 그렇다면 등수는 어떨까. 학생들은 대개 중간고사 때 반에서 10등을 하고 기말고사 때도 10등을 하면 학기 성적이 10등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에 차이가 나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의외로 최종 성적은 6, 7등이 될 수도 있다. 중위권의 경우 성적 변화가 더욱 크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못 쳤다고 해도 기말고사 때 분발하면 생각보다 등수가 훨씬 많이 올라간다.
▶한 과목씩 떼는 공부가 집중력이 높다?
시험이 보름에서 열흘 정도 앞으로 다가오면 학생들은 보통 시험계획을 세운다. 이때 흔히 쓰는 방식이 하루 한 과목 떼기이다. 하루에 한 과목씩 완전히 암기한 뒤 시험 하루 전날에 다시 정리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단시간에 많은 양을 암기하려면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내용을 이해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게다가 하루만 공부가 밀리게 되면 전체 일정이 흐트러져 결국에는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는 수밖에 없어진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따라서 시험 공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하루에 두세 과목을 동시에 하는 것이 한층 생산적이다. 처음에는 내용을 억지로 외우려 할 필요 없이 흐름을 중시하면서 읽는 정도로 충분하다. 진도가 빨라지면 공부의 효율이 높아지고 이렇게 반복할 수 있다면 문제해결 능력이 훨씬 좋아진다.
▶쉬지 않고 공부한다?
시험기간이 되면 하루에 몇 시간씩 공부하겠다며 잠시도 책상에서 일어나지 않는 학생이 있다. 시험을 앞두고 며칠 정도는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휴식 없는 학습이 효율을 높이거나 기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부하는 사이사이에 알맞게 휴식을 취하는 학습이 한층 효율적이다. 휴식 후에 학습 성과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휴식효과라고 부른다. 휴식을 통한 분산학습의 기억도 오래 간다. 연속적으로 학습해 익힌 내용은 학습 직후에는 잘 기억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휴식을 섞었을 때에 비해 훨씬 빨리 잊어버리게 된다.
▶문제집을 많이 풀어야 점수가 잘 나온다?
문제집을 통해 풀이 훈련을 많이 하면 시험 대처능력이 높아져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학생이 많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문제집 풀이에만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험을 앞두고 몇 권의 문제집을 사서 거기에만 모든 시간을 투입하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것도 없다. 문제집 풀이에 앞서 교과서를 중심으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철저히 이해한 뒤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 문제집에서 틀린 내용 역시 교과서를 통해 다시 확인학습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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