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 얼어붙고 있다'를 쓴 일본의 뇌신경전문의 즈키야마 다카시는 친한 친구의 이름이나 조금 전의 일도 기억나지 않거나,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등 갑자기 뇌가 얼어붙는 것과 같은 증상을 '브레인 프리즈(brain freeze)' 라고 설명한다. 이 증상은 남녀노소 누구나 경험한다. 그는 뇌기능 저하는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해마다 수능시험을 치고 나면 수학시간에 갑자기 사고가 마비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는 학생들이 더러 나온다. 혼자 집에서 풀어보면 다 해결할 수 있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사고의 마비를 느낀다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들이 겪는 전형적인 브레인 프리즈이다.
본격적인 조사 보고서는 없지만 많은 학생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뇌가 얼어붙는 마비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즈키야마 다카시는 한 분야에만 계속 집중하는 사람이나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젊은이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설명한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수업하고, 마치자마자 잠시의 휴식도 없이 밤늦도록 학원에서 공부하고, 심지어 주말에도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는 학생 역시 위험할 수 있다. 자발성이 결여된 일방적인 주입식 수업의 연속도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아무리 학원에 다녀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은 단조로운 생활의 반복 때문에 뇌가 지쳐 있지 않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뇌기능은 감탄과 감동과 성취감을 통해 향상된다. 최고의 감탄은 자연의 신비와 경이를 통해 경험하게 된다. 가장 가치 있고 오래 가는 감동은 좋은 음악과 훌륭한 작품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뇌가 느끼는 최고의 쾌락은 성취감이다. 한 치의 여유도 없는 각박한 삶에서는 이런 것들을 경험할 수가 없다. 도시 학생들의 상당수는 방과 후 시간을 학원 아니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낸다. 여가 시간에 온통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브레인 프리즈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나오는 뇌파는 중증 치매환자의 뇌파와 비슷하다는 보고서도 있다.
브레인 프리즈 증상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것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것이다. 뇌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지속적인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토요일 오전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난 후, 주말 한나절 정도는 산과 들과 운동장으로 나가보아야 한다. 잠시나마 일상을 떠나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완전한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해야 한다. 방랑의 즐거움, 해질녘 붉게 타는 노을을 바라보고 느끼는 외로움, 고독, 땀을 쏟은 후에 맛보는 몸의 상쾌함, 이런 것들을 통해 인간은 깊어지고 강해진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온 가족이 간단한 옷차림으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논두렁길을 함께 걸으며, 몸과 마음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어 보자. 고3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윤일현(교육평론가,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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