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장이 통장에게 '한나라당 입당' 권유 시끌

대선을 앞두고 통장조직까지 동원하나?

대구 북구의 통장총회에서 동장이 통장 수십 명에게 "한나라당에 가입하라."고 권유해 물의를 빗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행정의 풀뿌리조직인 동사무소까지 나서 통장이나 주민들을 당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26일 오후 2시쯤 대구 북구 한 동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는 월 1차례 열리는 통장회의가 동장 주관 아래 동사무소 사무장과 직원, 통장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다. 평소 회의때는 통장들의 자리에 각종 행정소식지가 놓여있었으나 이날은 '한나라당 입당원서'도 놓여있었다. 통장 A씨는 "이게(입당원서) 뭐냐고 묻자 동장이 '한나라당에 가입을 좀 해달라'고 말했다."며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지자 동장이 '3개월만 가입하고 탈퇴하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일부 통장들은 이날 '입당했다 탈퇴하는 것이 귀찮다', '입당 의지가 없다', '기분 나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통장 B씨는 "강제성을 띠어 한나다당에 입당하라는 권유가 권유로 들리지는 않았다."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동사무소까지 정치조직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동장은 "매월 열리는 통장회의였는데 아마 내가 나가고 난 뒤 통장들끼리 모여 그런 회의를 한 것 같다."며 "구청 추진사항과 행정자치부 전달사항만 얘기했을 뿐 잘 모르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구청 관계자는 "동사무소 동장이 통장들에게 입당을 종용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을 확인해 보겠지만 분명한 착오일 것"이라고 했다.

또 한나라당 관계자는 "대선승리를 위해 현재 7천여 명 수준인 대구시 책임당원을 3배 이상 늘리는 당원 배가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은 정당활동을 할 수 없으나 기초단체장(구청장·군수)은 공무원인 동시에 정당인이어서 당원 모집 등 정당활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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