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늘 속으로 뛰어들자."
살을 에는 찬바람이 누그러진 봄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적기다. 한 마리 새가 되어 울긋불긋 푸른색으로 변해가는 산하를 굽어보는 것은 색다른 재미다. 봄의 한가운데로 점프할 수 있는 문경에 위치한 문경활공랜드를 찾았다.
봄철은 불규칙한 열기류가 강해 기상조건이 좋지 않다. 오후 3시쯤 비행을 약속했지만 불규칙한 기류가 강해 4시쯤 이륙장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이륙장은 해발 866m의 단산에 있다. 문경활공랜드 착륙장에서 트럭으로 15분 정도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단산 정상의 전망대에서 비행복과 안전장구를 착용했다. 패러글라이딩하기에는 5~10월이 가장 적당하다고 한다. 기류가 안정됐기 때문. 이날은 건조한 날씨로 기류가 거칠었다. 동행한 경력 2년의 김홍국(51) 씨는 "1주일에 한번 정도 패러글라이딩을 즐긴다."면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드디어 2인승 체험비행에 나섰다. 교관은 비행복과 장갑, 헬멧 등 안전장비를 채워준다. 모두 준비가 끝났다. 이제는 비상만이 남았다. 교관의 구령과 함께 힘차게 도약했지만 패러글라이더가 등을 뒤로 끌어당기는 듯해 잘 나가지 않는다. 뒤에 위치한 교관이 "계속 달리라."고 말한다. 안간힘을 냈다.
드디어 이륙. 산 아래로 몸을 던졌다. 이내 몸이 붕 뜬다. 어느새 방향을 선회해 왼쪽으로 날아간다. 신기하다. 한 마리의 새가 된 기분이다. 두 발을 굴러봤다.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은 시원하고 청량하다. 초경량비행기와는 색다른 맛이다. 초경량비행기는 지지대가 있기 때문에 하늘 산책의 기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없었다.
뿌연 하늘 때문에 시야는 선명하지 않지만 문경의 명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륙장에서 착륙장까지 비행하는 동안 오른쪽으로 성주산이 보인다. 정면엔 주흘산, 멀리 대미산과 희양산이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듯하다. 땀흘려 등산하지 않아도 정상보다 더 위에 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멀리 새들이 날아간다.
하지만 봄철 기류는 불안정하다. 위로 올라가는 듯하다가 툭툭 아래로 잠시 추락하는 기분은 오히려 스릴이 넘친다. 이날 기상은 즐겁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여름·가을철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좋다고 한다.
어느새 15분이 지났다. 착륙장에 서서히 가까워진다. 착륙의 충격도 강하지 않다. 서재형(26) 교관은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탄다면 정말 안전한 레포츠"라면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 69세 어르신까지 동호인들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패러글라이딩=패러글라이더는 패러슈트(Parachute·낙하산)와 글라이더(Glider)의 합성어. 패러글라이더는 인간이 새처럼 날 수 있는 기구로 배우기 쉽고 안전해서 단기간에 가장 많이 보급된 항공스포츠다. 15~20㎏ 되는 패러글라이더와 날개와 줄을 펼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어느 산 어느 봉우리에서든 비행할 수 있다. 바람과 열기류를 이용해 구름을 뚫고 3천m까지도 올라간다. 패러글라이딩은 특히 기상 조건에 민감하다. 바람의 방향을 종잡기 어려운 봄철에는 비행을 조심해야 한다.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패러글라이딩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탠덤비행=단산 정상에 위치한 문경활공랜드 이륙장은 착륙장 주변에 고압송전탑 같은 장애물이 없고 하늘에 떠 있는 동안 주흘산을 비롯한 문경의 명산을 두루두루 감상할 수 있다. 초보자도 전문가와 함께 2인승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2인 1조의 탠덤비행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비행료는 10, 20, 30분 비행에 8만, 12만, 15만 원. 054)571-4675.
▶입문=장비는 패러글라이더와 헬멧, 무전기만 있으면 된다. 패러글라이더는 300만~400만 원 정도 한다. 유지비와 운용비는 따로 들지 않는다. 한번 사면 10년은 쓸 수 있다. 봄철은 불규칙한 열기류가 강해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패러글라이딩에 입문하려면 장비 가격과 초기 교육비용을 포함해서 5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면 정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문경활공랜드의 경우 8주에 48만 원의 교육비가 든다.
▶가는 길=중부내륙고속국도 문경새재IC에서 내려 문경읍과 문경온천 방향으로 가면 문경활공랜드 이정표가 나온다. 대구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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