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손님은 영원한 손님"
인연을 맺은 고객들과 끝까지 함께 간다는 '끝장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고급 소비재를 파는 외국계 기업 및 국내 대기업들이 '끝장 마케팅'의 선두에 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완벽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이미 판매한 제품에 대해 '정성스런'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 중. 기업들이 벌이는 서비스경쟁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외국계 기업, 우리가 원조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기업들은 "수입제품은 국내제품에 비해 사후처리 서비스가 나쁘다."는 인식 때문에 고민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인식을 요즘 완전히 바꿨다고 자신한다. 받아본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하는 A/S 때문.
대구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자동차인 렉서스. 이 차를 사는 사람들은 차가 고장이 나면 정비공장까지 갈 필요가 없다. 고객의 전화 한 통이면 영업사원이 달려와 똑같은 모델의 차를 '렌터카'로 제공하고, 고장 난 차를 직접 정비공장에 입고시킨다.
이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전문직 김모(43·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 그는 "엉뚱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며 "지난해까지 국산차를 탈 때는 사실 이런 서비스를 상상도 못했는데 '역시 외국기업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수입 가전 '밀레'역시 A/S가 남다르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밀레는 한번이라도 제품을 사갔다면 그 고객들의 명단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해 사용한다. 다른 상품을 더 팔기 위해 선전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따라다니며' 서비스를 해주기 위해서다.
밀레를 산 사람들은 이사 갈 때마다 밀레 사원이 쫓아온다. 그리고 새로 이사 간 집에 제품을 설치해준다.
제갈유태 대구 밀레가전명품관 대표는 "설치서비스뿐만 아니라 겨울철을 앞두고 동파를 주의하라거나 세탁기 호스가 느슨해졌으니 교체하라는 등 고객들에게 수시로 우편을 발송, 끝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 우리도 있다
외국계 기업의 서비스 공세에 맞서, 국내 대기업의 서비스 수준도 갈수록 상승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홈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제품을 많이 들여놓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담 홈닥터가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 정기 점검과 수리 등 가전제품에 관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지난해 4월 이 서비스에 가입한 주부 박은영(30·대구 북구 서변동) 씨는 지금까지 대만족이라고 했다. 홈닥터가 한 달에 2차례 정도 찾아와 홈시어터 등을 손봐주고 세탁기 조작 설명도 다시 해주는가 하면 먼지 청소 등 자질구레한 정비도 해주고 돌아간다는 것.
하지만 약점도 있다. 1년에 30만 원가량을 부담해야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
박 씨는 "월 2만 5천 원쯤을 들여 저 정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결코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KT는 인터넷 초고속망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최근 '메가-미즈' 제도를 시작했다. 여성 수리기사를 두고, 남성 기사가 부담스러운 여성 고객이나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투입시키고 있는 것. 서비스가 한층 부드러워졌다며 고객들이 한결같이 좋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KT는 설명했다.
KT는 뿐만 아니라, 고객이 서비스 엔지니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터넷 주치의' 제도다. 결국 선택받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더 친절하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 경쟁, 무엇때문에?
기업들이 A/S에 목을 매는 것은 '입소문'의 위력 때문.
마진생 삼성전자서비스 북대구센터 지점장은 "회사 자체적으로 입소문 지수를 조사해보니 A/S에 의한 재구매율이 50%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A/S에 의한 입소문은 제품의 구매와 직결된다는 것.
외국계 기업들은 수입제품은 국산 제품보다 내구성이 길어 이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A/S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밀레 측은 밀레 제품을 한 번 구입하면 20년 정도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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