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육상대회 대구 유치 어떻게 시작됐나?

월드컵·U대회 성공개최…IAAF위원들 "한번 해보라"

대구시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생각한 것은 2003년 대구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때였다. 당시 대구를 찾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국제육상연맹(IAAF) 집행위원들이 대구의 경기장 시설과 경기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 육상대회 개최를 권유한 것. 당시 대구시는 2002년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국제대회 개최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을 때였다. 또 유럽의 육상이 퇴조하면서 아시아 등 다른 대륙으로 육상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IAAF 내부에서 조성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조해녕 대구시장은 세계육상대회 유치에 적극성을 보였고 유치 작업은 2004년부터 본격화됐다. 대구는 U대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박상하 유치위 상임 고문과 박정기 IAAF 집행이사 등을 통해 IAAF 사무국에 2009년 대회 유치 의사를 표시했으나 "2011년 대회를 유치하라."는 답을 들었다. 이에 2011년 대회 유치를 결정한 대구시는 2004년 가을과 겨울에 열린 세계육상파이널대회와 IAAF 집행이사회 회의 등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대회유치 타당성 조사와 국제행사심사위의 심의를 받는 등 계획 추진 초반부터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유치 지지결의안'을 채택해 국회가 국회의장 명의로 IAAF 집행이사들에게 발송하도록 했고, 대구가 개최도시로 확정될 경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지원법(가칭)'도 제정해 줄 것을 국회에 건의했다.

대구시는 경쟁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구를 알리는 홍보물을 매달 제작·배포, IAAF 집행이사들의 대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도 벌였다. 특히 다른 스포츠에 비해 관객 동원 등 측면에서 기반이 부족한 육상 붐 조성을 위해 2005년부터 세계 유명 육상스타를 매년 초청, '대구육상경기대회'를 열어 육상경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또 육상선수권대회와 관련한 학술심포지엄을 여는 것은 물론 '제야의 종' 타종, '대보름 달집태우기' 등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육상대회 유치를 위한 기원 행사를 가졌고, 경북도 등과 함께 '2011 육상선수권대회 경기참관' 8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역 기업인 대구은행은 지난해부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통장'을 판매해 범국민적 대회 유치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대회 유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대구시는 지난해 3월과 12월 IAAF에 대회유치의향서와 신청서를 각각 제출했고, 지난달 22일부터 나흘 동안 IAAF의 현지 실사를 받았다. 실사단은 대구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물론 경기장 시설 등 대회 인프라 ▷도시의 안전성 및 접근성 ▷육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와 육상경기력 ▷관중동원 능력 ▷한국의 육상 문화 ▷중앙정부·정치권의 대회 지원의지 ▷대회 조직위의 구성방안 ▷미디어 기반 ▷마케팅 능력 등을 점검해 사무국에 보고했다.

실사에서 다른 후보 도시를 압도하는 평가를 받은 대구시는 실사 후 한 달여 만인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린 IAAF 집행이사회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낙점을 받았다.

몸바사에서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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