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FTA 찬성·반대·입장유보…정계 사분오열

정치권이 오는 31일로 임박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시한을 앞두고 찬반 문제로 어지럽다.

열린우리당과 탈당세력 측에서는 주요 대선주자들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지도부는 최종입장 유보로 맞서 있는데다 소속 의원들은 찬반 양론으로 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당 대표 등 대선주자들은 조건부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는 원칙적 찬성이지만 사실상 유보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협상반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9일부터 시작된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찬반 논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협상에 찬성한다는 원칙 아래 농업 분야에 한해 "우리 요구대로 해야 한다."거나 "쌀은 개방에서 예외가 돼야 한다."는 등 신중론을 제기했다.

당 지도부는 원칙적 찬성이지만 협상결과를 지켜본 뒤 찬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대선을 의식하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인 권오을 의원은 "이런 정도의 내용이라면 차라리 협상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며 "농촌에 큰 피해를 주고, 다른 분야도 이득이 안 되는 FTA는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인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전 의장과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한·미 FTA협상과 관련, 단식농성을 하는 등 강력 반대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협상의 결과는 참상이고 재앙"이라고, 천 의원은 "이번 협상에 대한 입장에 따라 정치권이 애국 세력과 매국세력으로 나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당 의장 때, 천 의원은 법무장관 때 협상 찬성론을 피력했었다는 점에서 말을 바꿨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대선을 의식한 정치쇼"라고 공격하면서 몰아세우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전 의장도 협상 찬성론자였으나 최근 들어 "참여정부 임기 내에 한·미 FTA를 끝내려는 것에 반대한다."는 등 현재의 협상에 대해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협상후 찬반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유보론을 펴고 있고, 통합신당 모임 측도 마찬가지.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의 의원들 간에는 찬반론이 거세다. 특히 통합신당모임의 강봉균 의원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정치인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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