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 바라보는 얌체 고객들의 행태도 각양각색. 백화점 직원들은 '제발 쇼핑만 하세요.'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라고. 유통업계 매장 관리자의 눈을 통해 매장이나 편의시설에서 꼭 찾아볼 수 있는 고객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1. 백화점 화장지, 카트기는 내 것
최고급 상품과 편리한 편의시설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 고객들은 이런 이미지 때문에 백화점을 찾는다. 하지만 이런 고급스런 이미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 정도쯤이야'하는 생각에 은근슬쩍 편의물품을 가져가버리는 고객들 때문.
대구 한 백화점 청소실장은 "일일이 화장실을 지키고 있을 수 없는 틈을 이용해 여자화장실내 휴지를 통째로 가져가는 고객도 적잖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 고객들은 변기용 화장지는물론 손을 씻고 물기를 닦아내는 페이퍼타월까지 통째로 가져가버린다는 것. 식품매장에서 구입한 상품을 담고 다니는 카트기도 자주 없어지는 편.
카트기는 식품매장에 다시 두고 가야 하지만 주차장이나 버스, 택시 주차장까지 끌고간 뒤 카트기는 두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 인근 골목이나 주차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카트기를 수거하는 일도 결코 수월찮은 일거리. 특히 모백화점 카트기는 다른 유통업체보다 작고 디자인이 예뻐 일부 고객들이 몰래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 쇼핑은 뒷전, 여직원 꽁무니만 졸졸
유통업계에는 20대의 미모를 갖춘 여성 판매사원이 많다. 일부 남성 고객들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여직원 얼굴이나 각선미에만 눈독을 들이는 경우도 많다. 한 백화점에는 일명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남성 고객이 있다. 여직원들을 보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니기 때문에 여직원 사이에서는 '스마일맨'으로 통한다. 이 고객은 매일 한번씩 매장을 순회하며 마음에 드는 여직원에게 피로회복제 등 먹을거리를 주거나 지폐뭉치를 보여주며 여직원 환심을 사려한다고.
물건 구매를 빌미로 데이트를 신청하는 고객도 있다. 한 여직원은 "제법 고가인 제품을 구매하면서 '이거 사면 함께 저녁 식사하겠느냐'는 제안을 해와 당황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3. 내 영수증은 내 꺼, 네 영수증도 내 꺼
백화점에서 영수증은 물건을 산 증명뿐만 아니라 각종 사은행사나 경품증정 기준. 때문에 영수증을 따로 모아 사은품이나 경품을 얻기 위해 백화점 입구에서 영수증을 '구걸'하는 아줌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경품기준에 맞추기 위해 상습적으로 영수증을 모아오는 사람들도 적잖다."며 "다른 사람 영수증을 모아 부당이익을 취하는 것까지 비난하기는 어렵지만 문제는 선뜻 영수증을 건네주었다가 나중에 상품 하자 등의 이유로 교환 및 환불을 원할 경우 영수증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고객들도 적잖다."고 말했다.
백화점측은 이런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수시로 매장 외곽을 돌며 체크하지만 일일이 제지하기는 곤란. 때문에 영수증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하게 거절하거나 매장 직원에게 알려줄 것을 백화점측은 당부했다.
4. 안내데스크는 가족사 상담소
백화점의 꽃인 안내사원. 항상 매장에서 미소를 잊지 않고 매장을 안내해야 하는 그녀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안내데스크에서 자신들의 고민을 상담하는 사람들이다. 안내사원들의 편안한 미소와 말투 때문에 사람들은 안내데스크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어느 정도 얼굴을 익히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대부분 가정사를 털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경우 안내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이런 고객들, 한번 말문이 트였다하면 30분은 기본이다.
5. 백화점에서 피서겸 나들이 해결
한 여름 폭염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할 때, 백화점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최고의 피서지이다. 아침 일찍부터 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아이쇼핑을 즐기고, 다리가 아프면 편의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문을 닫을 때쯤 집으로 향한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백화점 특성상 이런 고객들에게 나가달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
다만 쇼핑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적정선을 지켜주면 좋을텐데 아예 간단한 간식거리까지 싸와서 하루 종일 '죽치는' 경우도 적잖다. 아울러 인근 영세 상인이나 사무실 직원들에게 '해우소' 기능도 제공한다. 깨끗하기 때문에 다소 거리가 멀어도 백화점 화장실까지 찾는 여직원들이 적잖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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