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맑은 소리·부드러운 선율...뮤직테라피

대구에도 음악치료실이 등장했다. 이 곳에서의 음악치료는 방음설비가 된 작은 방에서 이뤄진다. 편안한 의자에 몸을 누이고, 조명을 낮춘 뒤 귀에 헤드셋을 꽂고 음악속으로 빠져들면 OK.

음악이 시작되면 의자가 함께 진동을 하며 몸으로 음악을 한번 더 흡수할 수 있게 해 긴장이완 효과를 극대화 해 준다. 소리를 체감음향 진동으로 변환시켜 귀로만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구성 성분인 뼈와 물의 진동을 통해 음악이 체내에 충분히 흡수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이 곳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은 클래식이나 명상음악. 아무래도 부드러운 선율과 맑은 악기의 소리가 일단 듣는 이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수면장애, 우울증, 비만관리, 근육통 완화 등의 기능별로 5~20분으로 음악이 구성돼 있다.

웰니스의 정기숙 원장은 "현재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성장경락관리 요법의 일환으로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음악치료를 사용 중"이라며 "편안하게 누워 음악을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르도 스트레스 관리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뮤직테라피의 세계

어릴적 배가 아프면 엄마들은 '엄마손은 약손~'이라며 배를 쓸어줬고, 신기하게도 배는 씻은 듯이 나았다. 바로 음악치료의 효과다. 물론 배 표면을 마사지하는 효과도 상당하겠지만 엄마가 아픈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엄마손은 약손'이라고 소리내서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그 말 만으로도 약효가 나타나는 것이다.

인도의 식물학자인 싱 후 박사는 1960년대 수초에게 인도의 종교음악을 2주간 들려주는 실험을 했더니 표피가 두꺼워졌고, 잎사귀의 공기구멍 숫자가 50%나 늘어났으며 세포도 커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또 논에 음악을 틀어준 결과 벼 수확량이 25~60% 늘어났다는 연구도 있다. 화음의 음파가 식물의 생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다.

이런 사실은 당연히 인간에게도 유효하다. 음악은 인체의 생리적, 심리적 반응체계와 밀접하게 연간돼 있다. 강약을 반복하는 음악의 고유한 리듬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신체의 리듬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혈압, 심장박동, 호흡수, 뇌파, 피부반응 등에 영향을 미치고 정서적 반응을 유발시킨다.

치료(테라피)가 주는 단어의 느낌 때문에 정신과에서나 이뤄지는 진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겪는 현대인들 누구에게나 음악치료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긴장성 두통으로 늘 진통제를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는 포근한 '음악친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즐길까?

음악치료에 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클래식 음악으로 하는 것. 하지만 음악치료는 굳이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클래식과 거리가 먼 노인들에게라면 차라리 트로트 가요 한 곡이나, 국악이 더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마음을 음직이는데 효과가 있다. 자신의 정서에 맞는 음악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고유한 주파수와 독특한 파장을 가진 음악을 통해 몸 안의 진동수를 조정해 본래 인간에게 갖춰져 있는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것이 바로 뮤직테라피인 것.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더라도 시중에 나와 있는 테라피용 앨범을 꾸준히 듣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방법은 멜로디의 흐름에 귀를 기울이며 음악에 대한 지나친 분석 등으로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선이면 충분하다. 또 자신이 얻고자 하는 효과를 상상하며 듣는다면 더욱 효과는 높아질 수 있다. 이 때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굳이 털어내려 노력할 필요도 없다. 감정에 충실한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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