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끝내고 귀국한 김범일 대구시장을 30일 오전 시청에서 만났다. 목이 잠기고 피곤해 보였지만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으며 시민들에 대한 인사말부터 건넸다.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골리앗'과 같은 국제도시들과 경쟁해서 이긴 것은 시민 여러분의 열정과 저력 덕분입니다. 이번에 확인된 대구의 역량만으로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대회 유치를 성공하게 된 비결을 물었다. 김 시장은 '두 가지'라고 답했다. "대구의 뚝심과 저력, 그리고 '드림팀'이라고 부를 만한 유치위원회의 팀워크가 성공의 열쇠가 됐습니다. 특히 유치위원회는 모두가 '환상의 콤비'였습니다."
유치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김 시장은 "한국은 스타 선수가 없고 육상 인기가 없는 '육상 약소국'이란 점과, 경쟁 도시의 상상을 초월한 인센티브 공세였다."고 했다. 하지만 유치대표단은 이런 약점을 역이용해 '한국, 나아가 아시아 육상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해 '표심'을 움직였다는 것.
대회 개최는 국제도시로 도약할 기회이다. 대구의 국제화 방안과 도시 마케팅 전략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스포츠 잔치는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대구가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시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을 확충하고 자기부상열차 유치, 도심재개발 등을 통해 인프라를 강화하겠습니다. 그리고 대구·경북 통합 관광체계, 골목문화, 문화상품, 먹을거리 개발 등 소프트 분야에도 적극 투자할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질서, 청결, 품위'를 모토로 시민 의식도 '글로벌 스탠더드'가 돼야겠죠."
대회 유치가 침체된 경기에 활로를 틔워 줄 것이란 기대가 많다. 김 시장은 "대회 유치는 자기부상열차 유치 등 대구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회 유치를 통해 생긴 자신감으로 기업인들의 투자 마인드도 고양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타기업 육성과 대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4년 5개월 뒤면 대회를 치러야 한다. 사업비, 육상 붐 조성 등 어려운 문제도 많을 것 같은데, 김 시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대회 준비는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U대회는 거의 대구 혼자 힘으로 치렀지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규모가 다른 만큼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저도 지원을 부탁하겠지만 중앙정부도 지원에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육상 붐' 조성은 참 어렵습니다.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중앙정부와 머리를 맞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감이라면 이 문제도 시민들과 함께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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