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소매점인 홈플러스가 쌀을 생산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창립 기념행사를 기획했다가 생산자 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일부 점포에서 행사를 중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로부터 항의를 받는 말썽을 빚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창립 8주년 기념'으로 29일부터 4월 4일까지 국내산 쌀 20㎏들이 한 포대를 3만 4천900원에 판다는 광고전단 수십만 장을 대구시 일원에 배포한 후 29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쌀 원가 이하 판매에 들어간 이날 오후 2시쯤 경북의 농민단체 소속 농민 30여 명이 대구 북구 침산동 홈플러스 대구점과 북구 동천동 칠곡점 식품관 내 쌀 판매 코너로 몰려와 강력 항의하자 일부 홈플러스점은 관련행사를 즉각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대구점 등에서는 '20㎏들이 쌀을 3만 4천90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면서 직원들은 행사 중단 이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날 사태는 홈플러스가 기존 쌀을 납품하던 RPC(미곡종합처리장) 측에 이번 할인행사용 쌀(20㎏들이)을 3만 4천750원에 납품토록 한 뒤 150원을 얹어 3만 4천900원에 팔면서 생산자인 농민들이 "대형소매점이 우리 쌀을 생산원가 이하로 팔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발끈하면서 빚어진 것.
이와 관련, 쌀을 생산하는 전국의 농민단체들은 "홈플러스가 대형 유통점의 '바잉 파워'를 내세워 생산지 민간 및 농협 RPC로부터 조곡가격 이하로 쌀을 납품받아 행사 미끼상품(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제품)화하면서 그 손실은 쌀을 가공하는 농협이나 민간 RPC에 떠안기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정태근(59) 한국 쌀전업농 경북연합회장은 "20㎏들이 쌀을 만들려면 조곡(벼) 가격만 최소 3만 7천500원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 판매가는 3만 8천500원~3만 9천 원선이 돼야 한다."며 "RPC 측이 평소 쌀 20㎏들이 한 포당 200~300원을 남기는 반면 행사 때는 2천~3천 원씩 손실을 입고 대형소매점에 쌀을 납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대구점 관계자는 "쌀 매입 및 판매가 결정은 서울 본점에서 하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지만 농민들의 항의 등으로 일단은 행사를 중단했다."면서 "소비자들의 입장도 무시할 순 없어 행사진행 여부는 본사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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