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벼 육묘 매트형 상토 기준미달 제품 공급

농민 시에 강력 항의

상주시의 '벼 육묘용 매트형 상토 지원사업' 공급 계약업체가 기준에 턱없이 모자라는 부적격 제품을 공급해 농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상주시는 계약파기 및 재입찰 등 이렇다할 조처 없이 이 업체에 '적격제품으로 계속 공급할 것'을 주문해 특혜라는 지적이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가 2억 2천여 만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벼 육묘용 종이 매트 보조사업'의 제품을 공급한 상주 남성동 A모 업체는 최근 기준 미달 제품을 농가에 공급했다. 센터는 계약서에 영남농업연구소 등에 의뢰해 매트 상토 제품 기준을 장당 두께 7.0~8.0㎜, pH 4.5~5.8이 육묘에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규격제품 54만 장을 구매, 농가에 보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A업체 공급 제품은 장당 두께가 대부분 기준인 7.0㎜에 부족하거나 5.0㎜ 이하의 기준미달 제품도 있어 납품받은 농가들이 "뿌리 활착 불량과 상토 대용 자재로 부적격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 업체는 농가에 납품한 매트 포장재 제품설명표에서 '두께 6.5~7.0㎜'라 표시된 부분을 입찰계약 시방서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두께 7.0㎜'라는 별도의 스티커를 제작해 덧붙이는 등 눈속임까지 시도했다.

이 같은 농가들의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농업기술센터는 현장조사 등 대책 마련 없이 손놓고 있다가 본지의 취재가 본격화되자 부랴부랴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부적격 제품 회수와 적격 제품의 계속 공급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농업기술센터는 "종이매트 두께는 벼 육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연구소의 가장 적합한 두께인 7.0~8.0㎜를 기준으로 제시한 게 문제였다."는 식의 부적격 제품 공급 업체를 두둔하는 말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게다가 제품에 문제가 발견되고 계약을 위반한 이상 '이미 공급된 제품을 전량 회수', '부적격 업체와 계약파기 및 재입찰을 통한 기준제품 공급' 등 여론에도 불구하고 A업체 측에 "공급된 제품 가운데 선별해 회수조처하고 기준제품을 공급할 것"을 지시해 '뭔가 있지 않느냐.'는 세간의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영남농업연구소 황동용 연구사는 "매트 상토가 얇은 것은 복토량이 많이 들어가고 두꺼운 것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종자가 발아할 때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7.0~8.0㎜를 표준을 잡은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이경호 소장은 "업체와의 유착의혹 등은 사실무근이다."며 "농가의 못자리 시기 등을 맞추기 위해 재입찰 등이 어려울 뿐이다."고 해명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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