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납치했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전화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30분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대구 수성구 만촌3동 한 주택에 사는 A씨(53·여)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을 데리고 있다. 760만 원을 입금시키지 않으면 아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엄마, 살려주세요.'라는 목소리와 여러 사람이 누군가를 때리는 듯한 소리도 함께 들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A씨는 아들 목소리인지 아닌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고, 마침 디자인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아들이 휴대전화를 받지 않아 당장 이웃에게 760만 원을 빌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가 전화를 받은 시각에 아들이 수업 중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송금을 막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사기당할 뻔한 것. 경찰 조사 결과 '030'으로 시작하는 이 납치 사기 전화는 중국에서 걸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낮 12시 10분쯤에는 수성구 신매동 한 아파트에 사는 B씨가 비슷한 전화에 속아 600만 원을 사기당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가 "아들이 사채를 빌려 쓰고 갚지 않아 납치했는데, 돈을 송금하지 않으면 아들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온 것. 비슷한 시간 누군가가 발신자 표시가 뜨지 않는 전화를 1시간 넘게 아들(28)에게 걸었고, 아들과 연락이 끊긴 B씨는 겁이 난 나머지 남자가 알려 준 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B씨 아들의 진정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따르면 이 은행 계좌는 국내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이 개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명의만 빌려 개설한 대포 통장일 가능성이 크다."며 "계좌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에도 해외연수 중인 아들을 납치했다며 몸값을 요구하는 괴전화가 걸려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역시 사기 전화였다. 달서구 용산동 C씨(53·여) 집에 "중국 연수를 떠난 아들(23)을 인질로 데리고 있다. 몸값으로 1천만 원을 내놓으라."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지만 현지 확인 결과 아들은 무사했던 것.
이와 관련,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비슷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주변의 아는 사람이나 주운 수첩 등을 이용해 휴대전화 및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 협박전화를 하는 경우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며 "꼭 경찰에 먼저 신고해 진위여부부터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상준·김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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