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점의 문화사/이중연 지음/혜안 펴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요즘 찾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고서점이다. 이 책은 조선후기부터 해방 후까지 한국 지식사회 영양 공급원이자 문화전파 네트워크의 숨은 공로자였던 고서점이 가지는 문화사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 문화저술가인 저자는 우리나라 서점의 기원인 조선후기 영조 시대의 약계책사는 중인들에 의해 자생적 문화전파의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설명한다. 18세기 중기 이후 서적 출판과 유통공간인 책사는 조정의 공식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수요 때문에 점점 확산되어 19세기 후반에는 종각에서 남대문에 이르는 큰 길가에까지 자리 잡을 정도로 성행했지만 일제강점으로 고서유통이 억제되면서 고서점 거리는 자취를 감추었고 비정상적 고서 유통이 정착되었다는 것.
저자는 "고서 수집의 사회적 확산이 1930년대 조선학(국학)의 수립, 발전의 바탕이 되었다."며 "300년 이상 한국 지식사회와 문화전파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기능했던 고서점의 역사와 기억을 그냥 추억속으로 흘려버린다면 한국 문화·지성·사회사의 영역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또 하나의 귀중한 문화재를 통째로 잃어버린다."고 말한다. 352쪽, 1만 4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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