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5시 30분 영천시 작산동 영천가축시장.
영천 5일 장날(2일, 7일)에 맞춰 열리는 우시장의 경매 시작시간에 대려고 소를 가득 실은 화물트럭이 속속 도착했다.
하지만 이날 우시장에 나온 농민들에게서는 웃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소를 파는 이들이나 사들이려는 사람들 모두 어둡고 초조한 표정이 역력했다. 봄날 새벽이었지만 영하의 겨울 날씨 같은 분위기였다.
이날, 평소와 비슷한 150여 마리가 출장했지만 거래량은 큰 소 7마리와 송아지 20마리가 고작이었다. 지난달 70%였던 거래성사율은 이날 20%에도 못 미쳤다.
전국한우협회 영천지부 이수괄(56·영천 고경면 햇골농장 대표) 지부장은 "내다 팔려는 소는 많지만 한미 FTA 타결로 시장 개방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려는 사람은 줄어들어 거래가 한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우시장에는 소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노우석 영천축협 대리는 "FTA에 따른 시세동향과 시장분위기 파악을 위해 축농가와 중간상인들이 우시장을 많이 방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격도 수입 개방에 벌써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임신우(초임)는 80만 원가량이나 가격이 하락했으며, 좀처럼 가격변동이 없던 600kg 기준 수소(거세우)마저 40만~50만 원이나 떨어졌다.
우시장 경매인들은 "암송아지와 수송아지 가격이 220만 원대로 같은 것은 농가들이 수입개방에 대비, 더 이상 입식을 하지 않고 새끼를 치지 않는 수송아지를 비육우로 키워 곧바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에서 한우 5마리를 싣고 영천 우시장을 찾은 김남기(46·경주 천북면) 씨는 "예상은 했지만 시장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본격적인 시장 개방에 앞서 우선 내다 팔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농가 분위기를 설명했다.
전국한우협회 영천시지부 김종석(45·영천 화산면 청암농장 대표) 사무국장은 "보통 거세우가 28개월이 돼야 마블링도 곱고 육질도 단단해지는데, 오늘 시장에는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24~25개월짜리 소도 나왔다."고 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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