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학생들이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우리 선조들은 뼈를 깎는 중노동으로 가족을 부양하여 왔기 때문에 책상머리에 않아 편하게 하는 일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는 지식기반사회로 그 틀이 무너져 "세계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하이테크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학생들이 입체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찾아보고, 고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변화를 줄 수 있는 일은 방과 후에 성향이 같은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과제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살펴보면 저학년 때는 활발하게 조사 연구하다가 고학년에 갈수록 오히려 정적으로 변하고 만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고학년이 될수록 부모는 방에서 볼펜을 쥐고 앉아 있는 것만이 옳은 공부라고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관념 때문에 가정에서는 학생이 놀러나가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인생을 좀 더 큰 안목으로 바라본다면 밖에서 일을 하거나, 조용히 여행을 하면서 배우는 일, 기능을 배우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병주의 경우를 보자. 어머니는 학교에서 돌아온 병주를 보고 "학원에 갔다가 오늘 숙제를 다 해 놓고 놀아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병주는 학원에 갔다가 돌아와서 숙제를 하면 놀 시간이 없다. 그래서 학원에서 숙제를 하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틀에 박힌 생활을 하다 보니 여유가 전혀 없음을 병주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은 숙제가 없어서 공부할 게 없어요."라고 거짓말도 곧잘 하게 된다.
물론 숙제는 해야 한다. 그러나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유와 터전을 제공해야만 한다. 매일 "숙제해라, 숙제해라."라고 요란하게 말하면 학생의 머리에 거짓말이 생기게 된다. 스스로 하기보다는 타성에 매여 시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학생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학생들의 사고를 모른 채 학부모들은 학교에 와서 "선생님! 숙제를 많이 내주세요. 숙제가 없으면 공부를 안 합니다."라고 요구하게 된다.
학생들은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두뇌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며, 후반기의 생활습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히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루에 타성적으로 학원을 몇 군데 간다고 경쟁만 시킬 게 아니라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해 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야 폭이 더 넓고 전문화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빨리빨리'보다는 '천천히, 넓고, 깊게' 하는 것이 세계 일류가 되는 길임을 유념해야 한다.
강인구(상주중 교장)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