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떠나자! 삶의 터전 속으로)영남대로 제1의 관문 문경새재

한양 과거길 선비들의 애환 느껴보세요

◆문경새재는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새재는 예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였다.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리재 사이에 있는 고개, 새로 된 고개 등의 뜻으로 새재라는 이름이 붙었다. 임진왜란 이후 이곳에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등 3개의 관문을 설치하고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

문경읍에서 서북쪽으로 깊은 협곡을 따라 3.5km 떨어진 곳에 있는 제3관문인 조령관 일대는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곳을 품고 있는 주흘산(1,106m)은 관문까지의 험한 계곡에 이루어진 풍취가 매우 뛰어나며 여궁폭포, 혜국사, 용추, 원터, 교구정터 등의 명소가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태조 왕건'의 세트장이 들어선 이래 역사 드라마들이 잇따라 촬영되면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는 조선시대의 가장 큰 길이었던 곳이며 주요 유적지로 교귀정, 봉수터, 성터 등이 남아 있다. 조령로의 번성을 말해주듯 조령로변의 마애비는 관찰사, 현감 등의 공적을 새겨놓았으며 주흘관 뒤에는 선정비, 불망비, 송덕비가 비군을 이루고 있다.

한편 주위의 주흘산, 조령산, 부봉과 각 골짜기는 동·식물자원이 자연 그대로 보존된 관광 명소이다.

◆문경새재 Q&A

▷문경새재의 역할은?

조선시대 한양과 동래를 잇는 옛길의 중심에 문경새재가 있었다. 당시 새재는 일본에서 오는 사신 일행과 중앙에서 부임하는 관리들, 과거길에 올랐던 영남의 선비들과 보부상들로 늘 붐볐다. 뿐만 아니라 영남의 세곡과 궁중 진상품 등이 새재를 통해 충주의 남한강 뱃길과 연결되어 서울 한강 나루터에 닿았으며, 한강과 낙동강의 수운을 연결시켰던 교통의 요충지였다.

▷영남대로의 의미는?

영남은 오늘날 경상남·북도를 일컫지만 과거에는 상주, 문경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이었다. 그래서 영남대로란 한양에서 영남 방면으로 가는 큰 길을 의미한다. 한양에서 영남으로 가는 길은 세 가지가 있는데 추풍령을 거쳐 내려가는 우로, 조령을 거쳐 가는 중로, 죽령을 거쳐 가는 좌로가 있다. 중로는 거리가 가장 짧아 과거를 치르려는 영남 선비들이 많이 이용했다고 해서 과거길이라고도 한다.

◆주변에는 이런 곳도 있어요

▷문경대학 용식구=문경대학은 주변의 자연환경을 최대로 이용해 석회암 용식구 조경을 해두고 있다. 지표상에 50~100cm 정도 노출된 작은 카렌(라피에)들의 사이에 퇴적된 흙을 제거하여 카렌을 완전히 노출시킨 것이다. 다소 파손된 부분이 있어 아쉽지만 카렌을 관찰하는 데는 매우 유익한 곳이다.

▷진남교반=점촌에서 문경읍 방면으로 3번 국도를 따라 10km쯤 달려가면 S자 강변을 끼고 진남교반이 나타난다. 오른쪽 강변을 따라 하늘로 치솟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이 이어지며 맑고 푸른 강 위로 철교와 함께 3개의 교량이 모습을 나타내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한 곳이다.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적인 모습과 계단 모양의 하안단구를 쉽게 볼 수 있다.

▷부곡 석회동굴=부곡마을 남쪽에는 두 개의 작은 석회동굴이 있다. 규모나 내부 지형 등 모든 면에서 숫굴이 월등하지만 주민들은 암굴을 신성시한다. 이는 부곡마을이 석회암 지대에 위치해 물이 귀하기 때문이다. 암굴은 부곡 우발레의 배수구로 흡입된 물의 주된 용출지여서 물이 풍부하다.

▷문경석탄박물관=석탄산업 변천사를 한 곳에 모아 1999년 5월 개관했다. 1만 5천여 평의 부지에 옥내 전시실 2개 층과 야외전시장이 있고, 갱내 전시실에 광산 장비와 광물 787종 4천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갱도 230m도 둘러볼 수 있어 현장감이 넘친다.

위상복(영남삶터탐구연구회, 대구제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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