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논단] 글로벌 선진 은행이 되자

최근 모 언론사에서 '돈이 국부 키우는 금융 한국을 만들자'라는 주제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서 금융연구원의 모 연구위원과 외국계 은행장이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금융산업이 GDP에서 30%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21%에 불과하다."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더불어 금융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 금융산업의 최근 추세를 보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위해 금융기관 간 M&A를 통한 대형화 추세와 고객들의 다양한 금융수요 증가 등에 따라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산업 내 겸업화 내지 금융 그룹화 체제로 가고 있다.

또 상업은행의 예금·대출 등 자금 중개 기능이 약화되고, 자본시장을 통해 직접 금융이 확대되는 탈중개화 추세이며, 금융산업의 국가 간 M&A, 자본시장의 국가 간 대륙 간 광범위한 통합, 선진국의 BRICs시장 확대 등이 범세계화 추세이다.

부유층 고객 및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이들의 부에 대한 관리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으며, 기타 금융산업과 타산업 간 제휴와 IT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금융산업의 융합화·디지털화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 같은 선진국의 금융산업 발전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우리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자산 규모를 늘리고, 지배구조를 바꾸는 등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은 다소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개선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먼저, 우리나라 은행이 아시아 시장 또는 세계시장에서 선진 글로벌 선도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자산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 선진국의 글로벌 선도 은행은 대부분 자산 규모가 1천조~1천700조 원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 은행은 200조 원 수준으로 글로벌 선도 은행의 5분의 1~9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 은행이 글로벌 수준의 규모 수준을 위해서는 다년간 두 자릿수 이상의 자체 성장, 적극적인 국내외 은행 M&A 추진, 해외사업 대폭 확대, 성장 전망이 높은 사업 부문 비중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방향으로 은행 산업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세계금융시장의 통합화·개방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글로벌 선진 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은행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진출 지역도 선진 글로벌 은행과 비교 우위에 있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 등 신흥시장과 틈새시장 위주로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선진 금융기관에 비해 열세에 있는 영업수입 중 비이자수익 비중을 확대하여 수익성 재고에 주력하고, 성장 전망이 높은 사업 부문의 역량 강화를 통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선진 금융기관들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40% 이상인 반면 우리 은행들은 2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우리 은행들도 수익 구조 다변화 및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사업구조의 재편과 아울러 연계 판매(cross-sell) 활성화, 파생 금융상품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수수료 확대 정책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업구조의 재편을 위해서는 사업의 역량을 전통적인 상업은행 업무인 여수신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기반으로 활용하면서 투자은행업무, 고액재산가 및 노령자의 재산관리업무, 건강보험, 카드사업 등 투자은행 및 종합자산관리업무기능 확대로 자금 시장 관련 산업 및 수수료 기반 사업 비중을 확대, 사업구조를 전환함으로써 선진 금융기관과의 경쟁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상 언급한 방안 이외에도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신규 IT투자, 전문 인력 확보,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 등 인적·물적 투자가 불가피하다. 특히 미래 성장을 담당하고, 해외진출의 성공을 위해서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금융인을 육성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정부는 물론 각 금융기관도 해외연수, 자체 교육기관 활용 등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방 대학에도 금융 전문대학원이나 학부에 금융학과를 설립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앞으로의 금융 전문인력 수요에 대비하는 공급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최경수(전 조달청장·계명대 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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