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TA, 정치권 새판짜기 변수로?

열린우리 28/102 한나라 48/121 만 찬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범여권과 한나라당이 분열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민생정치모임·민주당 등 범여권과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찬성 혹은 반대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음에도 내부적으로는 이와 무관하게 찬반 양론으로 팽팽히 맞서있기 때문.

몇몇 언론사들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열린우리당 쪽에서 추가 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을 듯하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새판짜기 움직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양대 정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찬성 쪽이지만 한국일보가 2일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찬반으로 갈려있는 것은 물론, 입장표명을 유보한 쪽이 3분의 1 이상에 이르렀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설문조사에 응한 102명 가운데 28명만이 찬성했고 반대 21명·유보 46명 등이었다. 한나라당에서도 설문에 답한 121명 중 찬성은 48명뿐이었고 반대와 유보가 각각 13, 59명 등이었다.

원칙적 찬성인 통합신당모임은 물론 민생정치모임·민주당 등 반대하는 쪽에서도 내부 의견이 맞서기는 마찬가지.

당론이 무색할 정도로 의원들 개개인의 입장이 짙게 투영돼 있는 셈. 대선주자들은 연말 대선, 다른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의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 출신 의원 80여 명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것이나 각 정당과 정파를 망라하는 의원들 49명으로 '한·미FTA 졸속타결 반대 비상시국회의'가 결성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지난달 중순 범여권 통합신당 창당을 위해 당 해체를 촉구했던 의원 10여 명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설이 나돌고 있다. 협정체결에 반대, 단식투쟁까지 했던 김근태 전 의장은 물론 정동영 전 의장까지 탈당 움직임에 가세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결국 범여권이 각 정파 혹은 정당 간에 찬반으로 갈리고 있는데다 의원 개개인 별로도 맞서고 있어, 한·미 FTA 협정체결이 통합신당 창당 작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에서도 농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과반수가 협정에 반대 혹은 유보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당 분열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당 대표의 대선후보경선을 둘러싼 경쟁과열로 제기되고 있는 분당 혹은 탈당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셈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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