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는 강한 자가 아니라 변화에 순응한 자입니다.'
한 지붕 동갑내기 CEO 김성호(이지스)·문명화(EMS커뮤니케이션즈), 윤원권(씨엔소프트) 씨. 세 대표 모두 시장과 치열하게 싸우면서 10여 년을 버텨 왔다.
2, 3년 전부터 차례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 입주한 3명의 CEO에게 '변화'와 '혁신'은 무엇을 의미할까. 생존의 원천이자 살아 남은 비결이다. 실패도 많이 했다. 돈도 많이 까 먹었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
"변했기 때문에, 변하려고 애썼기에 살아남았습니다."
1971년생 황금돼지띠. 30대 중반의 이들은 어느덧 중견 사업가가 됐다. IT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겁없이 덤벼 들었던 이들, 여러 번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세 업체 모두 수십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궤도에 올랐다.
모두 IT 업종에다 소프트웨어 분야, 동갑내기라는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각기 다른 아이템으로 회사 경쟁력을 갖고 있는 3인 3색의 CEO들이다.
(주)이지스는 GIS(지리정보시스템) 분야가 전문. 3D(3차원) GIS솔류션 및 응용프로그램으로 국내 표준을 리드하며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올 해는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도 큰 성과가 기대된다. (주)씨엔소프트는 교육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웹 및 랜 기반의 교육용 원격제어 솔루션(C-ON, MR-ON)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MS커뮤니케이션즈는 콜센터 구축에 쓰이는 CTI 솔루션을 이용한 모바일 호출시장이 주력분야. 콜센터 시스템의 디지털화와 정보제공 서비스를 지원하는 신기술로 모바일 호출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DIP에 들어오면서 알게 됐지만 동갑내기 3 인은 한결같이 "친구들과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게 뿌듯하다."고 서로를 치켜 세운다. 젊은 벤처인끼리 동병상련의 공감대가 많이 싸였을 터.
서로를 향한 평가는 어떨까. "문 대표는 아이디어 뱅크에요. 일본에 5년간 100억원 공급계약을 맺은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문 대표로부터 얻었어요."
윤 대표는 문 대표를 존경한다고 했다. 모바일 분야에 전혀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모바일 컨텐츠 분야에 도전, 퀵 서비스와 전문배달서비스분야 프로그램에 경쟁력을 가진 업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시장을 읽는 눈이 탁월하다. DIP내 많은 CEO들이 수시로 자문을 구할 정도. 윤 대표는 너무나 낙천적이다. 실패와 좌절을 즐길 정도다. "10억원을 들인 프로그램 개발을 할 때는 크게 실망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윤 대표는 CEO답지 않게 장난기가 많다. 그 장난기가 IT업체 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도전과 모험'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비쳐졌다.
문·윤 대표는 김 대표의 사업전망을 아주 밝게 평가했다. 서서히 붐을 이루기 시작한 'U(유비쿼터스)-CITY'건설이 본격화 하면 사업영역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
"서로 어려움을 공유하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토론도 합니다."
김 대표는 변화무쌍한 IT업계에서 1년 뒤는 없다고 말한다. "실적과 시장이 평가하지 않는 제품, 또 그 회사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2년전만 해도 한결같이 고전하다 모두 지난해부터 든든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들 3인의 꿈은 크다.
"일본 등 해외에서 승부를 볼 작정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윤 대표는 지난해 연말 나스닥 상장업체이자 세계적인 IT 회사인 미국의 시바텍과 경쟁끝에 원격제어기술을 활용한 교육용 프로그램으로 일본진출을 시작했다.
이들에게 당장의 고민은 모두 실력있는 인재충원. 특히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과 IT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절실하다.
문 대표는 전문성 있는 핵심인력은 그나마 포진해 있는데 이를 받쳐줄 중간 그룹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시장성이 없으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결단이 그나마 10여년을 버틴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습니다."
이들 3명의 CEO는 늘 긴장의 연속이다. 긴장의 끈을 놓았다가는 하루 아침에 문을 닿는 벤처회사를 부지기수로 보았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오히려 리스크를 즐기는 기업, CEO가 되겠습니다.지금은 작지만 크가는 모습을 지켜 봐 주세요."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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