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새 주소가 5일부터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는 지난해 10월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5일부터 2011년까지는 옛 주소와 새 주소 표기를 병행하고 2012년부터는 새 주소만 의무화한 데 따른 것. 대구시청의 주소는 중구 동인동 1가 1번지와 중구 공평로 130번지의 두 가지. 앞 주소는 일제의 잔재로 100년 전부터 내려온 지번 방식이고, 뒤 주소는 정부가 10년 전부터 시작한 새 주소 사업에 따라 도로명(공평로)과 건물번호(130)를 부여한 도로명주소다.
대구시는 시청을 포함,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달성군 다사읍, 가창·구지면을 제외한 모든 곳에 4천400개의 도로명과 22만 4천 개의 건물번호를 달았다. 그러나 이 같은 새 주소는 법적 효력이 전혀 없었다. 정부는 새 주소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토지대장 등 9천800개에 이르는 공문서들에 새 주소를 적용하지 않아 실생활에 전혀 쓰이지 않고 있는 것.
법률 제정에 따라 모든 공문서에 새 주소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새 주소를 쓰는 대구 시민들이 늘어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홍보가 부족해 법 시행을 코앞에 둔 지금도 새 주소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청을 비롯한 구·군청의 올해 새 주소 홍보 예산은 고작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 지자체 담당들은 "법 제정 시기가 너무 늦어 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다."며 "재정이 빈약한 대구 지자체들은 홍보 예산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행 초반에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더욱이 112, 119, 우체국 전산시스템도 아직 새 주소를 인식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빈약한 예산이지만 시내버스 1천561대와 지하철 객차 384량(768면)에 새 주소 광고물을 게시하는 등 대대적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고, 2년 전부터 옛주소를 입력하면 바로 새 주소를 알 수 있는 포털사이트(http://address.daegu.go.kr)도 운영 중"이라며 "홍보도 중요하지만 새 주소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도로명 주소=토지 분할, 합병에 따라 번호를 매겨 공간적 연속성이 전혀 없는 지번 주소와 달리 특정 도로를 출발점으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로 건물번호를 달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주소. 선진국 가운데 아직까지 지번 주소를 쓰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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