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농업부문 최대 쟁점이었던 쇠고기 수입 관세의 단계적 철폐 등으로 국내 축산시장이 벼랑끝 위기에 놓이게 됐다. 수입 쇠고기의 관세철폐는 곧 가격 인하로 이어져 국내 한우시장 타격은물론 나아가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비층들이 값싼 수입 쇠고기 시장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국내 전체 축산분야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축산농가들도 넋을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이번에 취재진이 만난 경북지역 유명 축산브랜드들은 모두 기능성, 신선도, 위생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국내 소비시장에서 오히려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었다. 이미 브랜드화에 성공해 유명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제품이 있었고, 브랜드화 첫 걸음을 떼며 소비자들로부터 신선한 반응을 얻는 제품도 있었다.
취재 중 만난 한 축산농은 이렇게 말했다. "어렵죠.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겁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죠. 아무리 수입고기가 판을 치더라도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고기능성 제품이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시'군마다 수년 전부터 브랜드화를 꾀하고 있고,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체계화된 브랜드 관리가 안되면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 까다로운 소비자 기호에 맞추려면 끊임없는 연구개발도 필요하다. 고기능성 브랜드 제품은 가격도 비싸다.
그만큼 확연한 차별화가 안된다면 조만간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당장 인기가 높다고 생산량을 무작정 늘리는 것도 조심스럽다. 생산량 확대에 욕심을 내다보면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안될 수 있기 때문.
판로 개척도 문제다. 현재 대형마트 중심의 판로는 당장 홍보 효과나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정작 축산농가에 돌아오는 이윤폭은 적을 수 밖에 없다. 브랜드사업단을 중심으로 한 직판장 개설, 특정 유통업체에 의존하지 않는 폭넓은 마케팅 노하우 축적이 절실하다. FTA의 거대한 파도에 맞서는 우리 농업인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소비자들의 올바른 인식도 중요하다. 영농조합 한 관계자는 "축산 브랜드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은 다름아닌 소비자의 신뢰"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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