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 리뷰)대구연극제 여기저기서 '삐걱'

전국연극제 대구대표를 선발하는 제24회 대구연극제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우선 대구의 대표연극제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시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부터가 그렇다.

지난 주말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개막 공연인 극단 예전의 '새터민'을 보러 온 관객들은 100여 명에 불과했다. 주말을 맞아 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두류공원은 붐볐지만, 1천78석의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은 객석 10% 정도를 겨우 채운 썰렁한 모습이었다.

1일 오후 3시 문화예술전용극장 CT에서 열린 극단 연인무대의 '잡놈팔자 고시래' 공연에도 50여 명의 관객들만 찾아 행사 초반 대구연극제가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가 되지 못한 한계점을 드러냈다.

관객들의 공연 관람 태도와 대구연극협회의 미숙한 행사 진행도 문제가 됐다. '새터민'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계속 입장하거나 공연 중 자리를 옮기며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었지만 이를 통제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와 함께 대구연극제를 앞두고 대구연극협회 준비 부족까지 구설에 올랐다. 대구연극협회는 당초 3, 4개 극단이 경연 부문(전국연극제 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을 대관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6개 극단이 참가하는 바람에 일정상 공연을 모두 소화할 수 없게 됐다.

대구연극협회는 급히 문화예술전용극장 CT를 추가로 대관했으며 2개 참가작을 비경연 부문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연극협회는 참가작 모두 경연 부문에 나온다는 허위 발표까지 했으며, 비경연 부문 참가로 전환된 2개 극단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대신 295석의 CT 무대에 맞는 것으로 작품을 바꿨다.

또 '새터민',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이틀, 나머지 작품은 하루만 공연되는 등 경연에 참가한 극단의 공연 날짜도 일관성을 잃었다. 한 연극인은 "시선을 끌 만한 작품이 없고 온라인 시대 대구연극협회 홈페이지가 제기능을 못하는 등 대구연극협회 홍보 부족이 대구연극제가 외면받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연극협회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 공연 이후 전반적으로 공연 시장이 침체되면서 관객들이 많이 찾지 않았다."며 "문화예술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감안, 비경연 참가작도 경연 부문 참가로 발표하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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