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주노동자들의 쉼터' 경산 이주노동자센터 개소식

"이주노동자들의 쉼터가 되고 싶어요."

8일 오후 경산 정평동 공원교 부근 민주노총 경산청도지구협의회 사무실에는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수십 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 이주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무료진료소와 언어소통을 돕기 위한 한글교실,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노동상담 등을 하는 경산 이주노동자센터의 개소식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4년 넘게 성서공단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활동을 했던 김헌주(46) 소장은 경과보고를 하면서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경산에서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이 계기가 돼 경산에 이주노동자센터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진량공단 인근 한 공장에서 화재사고로 이주노동자가 사망하자 당국이 같은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잘려 병원에 입원한 사람을 조사한다며 연행해 미등록노동자(불법체류자)라고 강제추방한 사건이다. 또 하나는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들 간 다툼이 있었는데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한다며 하양에 있는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 쉼터를 덮쳐 14명을 연행, 이 중 비자가 있는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13명을 강제출국시킨 사건을 접하고부터다.

이 센터의 모든 활동은 이주노동자들이 쉬는 일요일에 주로 실시한다. 한글교실은 매주 일요일 오후2시부터 4시간 동안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운영한다. 대구 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대구 수성구의사회는 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무료진료를 하고 상태가 심한 환자는 2차진료를 주선한다. 노동상담도 같은 시간에 실시한다. 앞으로 소모임 활동 지원과 컴퓨터·인터넷 교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진량공단에서 생활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인 라나(35) 씨는 "경산 이주노동자센터가 이주노동자들이 당당한 노동자로서 한국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데 도움이 되고, 이주노동자들이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053)814-4180.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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