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술 많이마셔 우발적으로…" 공기총 난사 농민 영장

사건 발생 5일 만인 8일 오후 인천에서 붙잡혀 예천경찰서로 압송된 공기총 난사 용의자 이모(44·예천군 호명면) 씨는 초췌한 표정으로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제가 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고 당일 오전부터 술을 많이 마셔 우발적으로 공기총을 쐈어요. 총을 쏜 뒤 겁이 나서 도망쳤고, 자수할 생각까지는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또 "숨진 노 씨와 그의 가족, 그리고 부상을 입은 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연방 고개를 숙였다.

총기 사고 직후 서울로 도주한 이 씨는 그동안 서울역과 용산역, 영등포역에서 노숙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붙잡힌 8일에도 지하철을 타고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동암역 부근을 배회하다 검문검색을 하던 경찰에 검거됐다.

이 씨는 지난 6일 밤 서울에서 공중전화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토요일(7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리는 한미 FTA 타결 반대 집회에서 분신자살을 하겠다."는 말을 남겨 경찰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검거 당시 이 씨의 검은색 배낭에는 1ℓ들이 시너 한 병과 현금 4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9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오후 현장검증을 했다.

이 씨는 지난 3일 오후 11시 40분쯤 예천 호명면 노모(48) 씨 집에서 노 씨와 휴가 나온 노 씨의 아들(22), 이웃 주민 이모(43) 씨에게 공기총을 난사해 노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예천·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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