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년뒤, 지구는 센서로 움직인다…USN·RFID 시대

2010년 10월 21일 새벽 서울 성수대교. 5번째와 6번째 교각 사이 상판에 부착된 센서가 균열신호를 서울시 방재센터에 보내온다. 센터는 즉각 관리요원을 파견하고 관할구청과 경찰에 연락, 차량출입을 차단하며 원인규명에 나선다. 다행히 구조적인 결함은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16년 전에 이 같은 시스템이 있었다면 수십 명의 생명을 희생시키지는 않았을 텐데…."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때도 교량관리를 했던 한 직원은 비통해 한다.

칩(chip)과 센서(sensor)로 작동되는 사회가 도래한다. 시설물과 상품, 인체 등에 전자칩이나 센서를 부착해 본체는 물론 주변환경정보, 상태·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게 된다. USN(Ubiquitous Sensor Network)·RFID(전자태그)가 그 핵심 수단.

USN 등이 감시사회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시민생활 편익증진, 생산성 향상과 물류개선 등 경제효율을 높이는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각광받는 미래산업 USN, RFID

USN은 모든 사물에 전자칩을 부착하고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해 사물정보 및 환경정보를 감지·관리하는 기술이다. 전자태그는 그 수단.

USN/RFID 기술은 반도체, RF(주파수 이용 비접촉 판독기술), 미들웨어(데이터교환 소프트웨어), SI(시스템통합) 등 IT산업을 망라·통합하는 산업이다.

USN/RFID는 물류, 유통, 교통, 환경, 동물관리, 홈네트워크, 의료 등 산업과 시민생활 전반에 적용되고 기술혁신을 촉발하게 된다.

2010년 USN/RFID 세계시장은 540억 달러, 국내 시장만 4조 7천억 원(39억 달러)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005년을 기점으로 USN은 연평균 25.5%, RFID는 13.3%씩 성장하고 있다.

박용완 영남대 무선멀티미디어 지역혁신센터 소장은 "2010년쯤 되면 기술기반은 물론 응용 및 서비스시장이 활발해지고 경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궁무진한 활용범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생산농가에서부터 장착된 태그가 수입 이후 이력 관리를 위한 국내 코드 태그로 정보가 이양되면서 정보가 갱신되고 마트 등 판매점에서의 정보도 태그 검색시스템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방재·소방 분야에서도 획기적으로 안전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댐, 교량, 건물 등 모든 시설물의 구조물과 상태변형, 강도, 진동 등을 측정할 수 있게 돼 사고전에 예방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하천유속·수위·강수량 등도 미리 예측가능해 자연재해를 줄일 수 있다.

인체의 생태변화나 혈액 등 의료분야에서도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센서를 부착한 입는 옷을 통해 심장박동, 근전도, 혈압 등을 체크할 수 있어 갑작스런 사망사고도 줄일 수 있게 된다. 현재 정통부와 대구시가 노인층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교차로 및 도로상황을 실시간 체크, 교통흐름을 알려주고 군대에서도 탄약수불이나 전장 무인감시로 병력을 줄일 수 있다.

농업도 원예분야의 경우 최적 환경조성을 위한 시설제어가 가능해져 수분, 온도, 햇볕량, 영양분 등을 생장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키울 수 있다.

◆각국 추진동향

미국의 경우 월마트, 국방성 등이 USN/RFID 적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명 '2007년 3월 1일 이후 Gen2 태그를 붙여라'라는 프로젝트로 미 국방성에 납품되는 조리식품, 무기류 등 모든 물품에 태그 이용을 의무화한다.

일본은 정부주도로 U-JAPAN 전략에 따라 이 분야 R&D, 표준화, 실증실험을 추진하고 있고 우리는 경북유비쿼터스신기술연구센터 등 U-IT 클러스터를 구축, 산·학·연 시스템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 국방성의 경우 탄약분야에 USN/RFID 기술을 적용, 탄약수불이 48분에서 18분으로 단축시키는 등 효율이 61.6%P 높아져 전 부대로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도 정통부와 함께 지난해부터 연구에 들어가 54개 부대에 USN/RFID 시범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또 휴전선에 감시 및 정찰기능을 수행하는 센서를 설치해 적 침투 조기발견과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방재, 의료, 물류 등 시민생활과 경제분야는 기업들과 학계가 기술 및 시장선점을 위해 연구력을 집중하고 올해부터 상용화한 제품들이 본격 출시된다.

임주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USN/RFID가 전자·정보 기술과 융합되면서 싫든 좋든 우리 생활에 영향을 주고 또 좌우하는 사회가 올 것"이라며 "기술과 시장선점을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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