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일현의 교육 프리즘)양의 축적과 질적 비약

첫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자 많은 수험생들이 힘겨워하고 있다. 부모님의 걱정과 잔소리보다는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평소 모의고사 성적에 근거하여 실제 시험 결과를 예측한다. 이번 모의시험에서 언어가 4등급 나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같은 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예측은 비약적인 발전 가능성과 그 잠재력을 죽이는 역기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시험과 모의고사 성적이 다른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습으로 치는 모의고사 때문에 일희일비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개학한 지 한 달 반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다음 사항에 유의하면서 자신을 잘 추슬러야 한다.

양적 축적이 선행되어야 질적인 비약이 일어난다. 한두 달 공부해보고 기대만큼의 성적향상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물을 끓일 때 일정시간 가열해야 비로소 끓는다. 공부도 이와 같아서 학습량이 쌓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비약적으로 점수변화가 일어난다. 그 비약의 순간이란 때로 예측 불가능하다.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에 비약의 순간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과정이 충실해야 결과가 좋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옳지 않다. 특히 공부는 중간과정이 부실하면 결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고,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서둘지 말고 기본 개념과 원리를 착실하게 이해하며 기초를 다진 다음,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공부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이 요점과 급소를 찾는 식의 요령에 끌린다.

변화된 입시제도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예습이다. 복습위주의 학습은 단편적 지식을 맹목적으로 암기할 때나 다소 적용될 수 있는 극히 비생산적 방식이다. 내신과 수능은 말할 것도 없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스스로 문제를 제기한 후 수업에 참여하는 예습을 생활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활이 어렵고 힘이 들수록 자신의 꿈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항상 꿈을 꾸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현재의 어려움을 즐거운 마음으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인내란 집결된 끈기라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꿈을 이룩한 사람들은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일정기간 극히 단순해 질 수 있는 폭발적인 집중력의 소유자들이었다.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를 속단하지 말자.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며 기다릴 줄 아는 수험생이 마지막에 웃는다.

윤일현(교육평론가,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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