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K리그 '양극화의 그림자'

축구관중 빈부차 전용구장이 줄일까?

7일 대구월드컵경기장. 광주 상무와 홈 경기를 갖는 대구FC 구단 직원들은 푸념을 늘어놓았다. "일요일에 경기를 할테면 관중들이 더 많이 올텐데…."

이날 대구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은 5천300여 명 정도. 당초 일요일인 8일 경기를 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날 부활절 연합예배가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돼 경기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관중이 적은 것과 상관없이 대구FC 선수들은 올 시즌 홈 경기에서 가장 화려한 공격 축구를 펼치며 광주를 2대1로 제압, 리그 첫 승을 안았다.

다음날인 8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라이벌 전'에 5만5천여명의 역대 최다 관중이 운집, '대박'을 터뜨렸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의 대결, 스타들이 포진한 양 팀 선수들의 면면, 컵대회때 1대4 대패를 당한 수원의 설욕전 여부 등 흥미로운 여러 요소들이 겹치면서 구름같은 관중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다.

서울 경기에 역대 최다 관중이 입장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구장 간 관중 수의 격차가 두드러진 점은 아쉬운 현실이다. 올 시즌 들어 수원과 성남 일화, 서울과 수원 등 스타들이 많은 수도권 팀들 간의 경기에 3만 명 이상의 관중들이 몰려 프로 축구의 중흥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나 스타가 많지 않은 팀과의 경기나 스타가 별로 없는 팀들 간의 경기에는 관중들이 아직 많이 찾지 않고 있다. 7일 전국 6개 구장에서 열린 K리그 경기의 총 관중 수는 4만4천300여 명. 서울과 수원의 한 경기보다 1만명 이상 적었다.

축구가 생활인 유럽의 대표적인 구장들은 거대한 수용 규모에 관계없이 대부분 만원 사태를 이룬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구장(11만8천명 수용),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구장(10만8천명 수용),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포드 구장(7만6천명 수용), 이탈리아 AC밀란의 산시로 구장(8만6천명 수용)등이 그러하다.

2002한·일 월드컵대회를 치른 우리나라의 구장들 중 대형 경기장은 대구월드컵경기장(6만6천여 석 규모)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6만4천여 석 규모)이다. 서울 상암구장은 최근 많은 관중들이 찾고 있지만 대구월드컵경기장은 많이 와도 2만 명을 넘기가 쉽지 않다.

대구월드컵경기장은 현재로선 축구 열기에 비해 너무 큰 경기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구FC는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을 전용구장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관중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들이 많지 않지만 대구FC 선수들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구FC측은 대구월드컵경기장에도 멀지 않은 시기에 많은 관중이 찾길 기대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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