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가 벼랑 끝에 몰렸다.
오리온스는 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피트 마이클이 40점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모비스 김동우(24점·3점 슛 6개)와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크리스 윌리엄스(17점·13리바운드·11어시스트)를 저지하지 못해 74대91로 무릎을 꿇었다.
한 번 더 지게 되면 챔피언 결정전 진출 티켓을 내줘야 하는 오리온스로서는 11일 대구 홈경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오리온스는 경기 초반 마이클이 2쿼터에만 14점을 몰아 넣고 적절한 패스로 모비스의 수비망을 흐트려 놓아 전반은 45대36으로 앞섰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김병철(14점·3점 슛 2개·5어시스트)도 외곽포와 골밑 돌파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준 모비스는 마이클을 수비하던 윌리엄스가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범하며 플레이가 위축돼 더욱 힘들어졌다. 오리온스는 도움 수비를 곁들인 지역 방어로 모비스 공격을 차단했다. 3쿼터 초반에도 마이클, 성준모, 김병철의 슛이 터지며 오리온스의 기세가 이어졌다.
경기 흐름이 급변한 것은 3쿼터 경기 종료 5분44초 전 55대44로 오리온스가 앞선 상황에서 모비스 김동우의 3점 슛이 오리온스의 림을 가르면서부터였다. 김동우는 3점 슛 3개를 잇따라 터뜨리는 등 3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11점을 쓸어 담으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분위기가 바뀌자 모비스 양동근(24점·7어시스트)의 공격력도 살아났고 윌리엄스의 움직임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당황한 오리온스의 창은 무뎌졌고 실책을 연발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입었고 이날 2쿼터 초반 양동근을 수비하다 오른쪽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난 김승현(5점)의 존재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승기를 잡은 모비스는 오리온스를 압박,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나갔고 4쿼터 중반 10점 이상 점수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마이클이 40점을 넣으며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연속 40점 이상을 넣는 기록을 세웠지만 맥이 빠져 버린 팀을 혼자 일으켜 세우기는 무리였다.
한편 김승현의 3차전 출전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2연패로 탈락 위기에 처한 오리온스의 4강 행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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