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수학여행 1번지' 퇴색

새 프로그램 개발않고 안주…불국사 일대 여관폐업 속출

지난 수십 년 동안 수학여행의 대명사였던 경주가 요즘 "아! 옛날이여."만 외치고 있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안주하는 사이에 청소년들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체험과 교육, 재미까지 연계한 수학여행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선 다른 시·도로 학생들을 빼앗기고 있는 것.

10일 서울·경기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 고교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수학여행지는 제주도가 단연 1위이며, 그 다음으로 해외가 차지하고 있다. 경기지역은 제주가 인기지역 1위였고, 설악산과 해외를 찾는 학교도 많았다.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이원일 장학사는 "대다수 고교가 제주와 설악산을 선호하고 있고, 전라도와 인천 쪽으로 가는 학교가 더러 있다."며 "반면 10년 전만 해도 각광받았던 경주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이 많아 몇 년 전부터는 가는 학교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스호스텔이 즐비한 불국사 인근 숙박촌에는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업체가 늘고 있다.

한 숙박업체 대표는 "2003년까지는 그래도 120개 정도의 고교 수학여행팀이 다녀갔는데 지난해는 불과 35개 팀이 찾았다."며 "지난해 6개 업체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갔고 다른 업체들도 고교생 대신 초교생 유치로 방향을 전환하는 등 살길찾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어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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