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기업공개' 2년새 급감

대구·경북지역의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가 최근 2년새 급감하고 있다.

기업공개의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상장을 꺼리는데다 상장할 만한 우량기업의 감소, 소액주주들의 활동강화로 인한 기업경영상 번거로움 등의 원인도 중첩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시킨 기업은 쉘라인(유가증권시장·대구 성서공단)과 인디텍(코스닥·구미공단) 등 2곳. 대구경북지역은 지난해에도 2곳(제이브이엠·화신테크-평화산업은 기업분할로 인한 신규상장이어서 제외)만이 기업공개를 했었다.

대구경북지역 기업공개는 지난 2002년의 경우, 무려 10곳에 이르렀고, ▷2003년 7곳 ▷2004년 4곳 ▷2005년 7곳(C&우방랜드는 기업분할로 인한 신규상장이라 제외) 등으로 기업공개가 가장 적었던 해(2004년)도 올해와 지난해 수준보다 2배나 많았다.

더욱이 올해는 당초 코스닥등록을 계획했던 경북 상주의 닭고기 가공업체인 '올품'이 상장을 포기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던 올품은 지난해 조류독감 파동이 터지면서 순이익이 급감, 신규상장을 하더라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올들어 신규상장을 한 기업은 9곳에 그치고 있다. 지난 10년간 신규상장 종목 숫자가 10개 미만이었던 경우는 외환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200포인트대에 머물렀던 1998년과 1999년이 유일했다. 기업공개가 봇물을 이뤘던 2000년의 경우엔 무려 177곳이 신규상장했었다.

이런 가운데 오너기업인들이 많고, 특히 보수적 성향이 심한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은 기업공개에 대한 적극성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지역 한 기업인은 "최근 주주총회 현장을 보면 기업사냥꾼이 나타나 M&A를 시도하는가 하면, 소액주주들이 감사나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등 기업을 애써 일궈온 창업 기업인들을 경시하는 풍조가 너무 심하다."며 "할 수만 있다면 기업공개 없이 기업을 일궈가고 싶다는 동료 기업인들이 절대 다수"라고 했다.

서경호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장은 "기업들의 투자가 급감해 기업공개를 통한 외부자금 유입을 원하는 기업인들이 적어지고 있다."며 "동시에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까다로운 상장요건에 부합하는 기업들도 감소, 기업공개가 줄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