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당국의 지시로 위안소가 설치됐다는 증언이 네덜란드 법원에서 발견됐다고 11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2차대전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군 위안소를 운영한 한 일본인이 전후 네덜란드에서 열린 전범재판에서 "위안소를 개설하라는 군정감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는 "일본군이 군대 위안부를 강제로 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견해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일본 정부의 대응이 자못 궁금해진다.
아베 총리 등 일본 정치권과 보수세력들은 그동안 군대 위안소는 민간차원의 일이며 위안부 강제 연행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극력 부인해 왔다. 더욱이 틈만 나면 망언을 쏟아내며 국제사회와 심지어 보통의 일본 국민들까지 호도해 왔다.
이 같은 일본의 과거사 감추기의 배경에는 '어두운 쇼와(昭和)시대 청산과 일본개조의 음모'가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본 입장에서는 역사적 진실과 상관없이 어두운 쇼와시대와의 단절이 절실하고 시급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이미 1990년대부터 시작된 '아름다운 일본'만들기는 역사교과서 왜곡 등 거짓말이 또다른 거짓말을 낳는 악순환을 빚고 있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본의 어두운 과거를 희석시켜 자국민들에게 '일본제일주의'를 고취하는 것만이 지상과제가 된 것이다.
巧言(교언)이나 令色(영색)으로 허물과 악취를 덮는다고해서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 일본의 역사왜곡이 단순한 과거사 否認(부인)이 아닌 '일본주의'라는 정치적 목적을 염두에 둔 隱蔽(은폐)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걱정스럽다. 일본은 나치 만행에 대해 솔직히 사죄하고 신뢰할만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난 독일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늦었지만 그것이 바른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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