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보선 치르는 지역구 의원 속사정 '극과 극'

4·25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김광원 한나라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요즘 심기가 편치 않다. 하지만 속사정은 정반대다. 강 대표가 지역구(대구 서구 제2선거구) 재보궐선거에 연일 촉각을 곤두세우는 반면 김 위원장은 지역구(봉화군수 선거구)에 두문불출이다.

◆강재섭=호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한나라당 강세가 예상되고 있지만 강 대표의 지역구만은 녹록지 않다. 지역구에서 패배한다면 강 대표의 체면이 이만저만 구겨지는 게 아니다. 원내 1당의 대표가 지역구 관리도 제대로 못한다는 오명은 물론이고 그의 리더십마저도 상처받을 수 있게 된다.

12일 오후 강 대표 보좌진 전원이 대구 서구로 향했다. 이들은 주말쯤 잠시 상경했다가 내주 초 다시 서구에 상주하면서 박주영 후보 선거지원에 나선다. 한 측근은 "강 대표도 마음은 대구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서중현 후보(무소속)의 선전이 예상되기 때문. 그는 지난 13대부터 17대까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전력이 있는데다가 지난 지방선거 때는 서구청장 선거에 나서 무려 43%를 득표했다. 여기다 6번의 국회의원·광역단체장 낙선자가 광역의원에 출마하는 것에 대한 '동정론'까지 확산되면서 강 대표의 고민은 더해가고 있는 상황.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지역이라서 '수년째 방치한 지역 조직이 녹슬지 않았느냐?'는 소문도 들린다.

원내 제1당 수장의 명예를 지켜야 하는 박 후보와 국회의원 출마에서 시의원 출마로 낮추면서까지 공직에 들어가려는 서 후보. 두 사람을 두고 지역에서는 "20여년 동안 직·간접으로 부딪쳐온 것을 보면 아마 전생에 좋지 않은 관계였을 것"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김광원=도당 위원장으로서 경북도내의 4·25 재보궐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지만 아직 두문불출이다. 특히 봉화군은 김 위원장 자신의 지역구이지만 아직 한나라당 후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선거 사령관인 김 위원장이 왜 선거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지역 정치권은 "공천 후유증"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앙당에 봉화군수 후보는 도당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이후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자신이 선택한 후보를 복수도 아닌, 단수로 추천했다가 소위 '물을 먹었다.' 속이 상한 김 위원장은 또다시 다른 후보를 밀었지만 중앙당은 김 위원장이 밀지않은 우종철 씨를 봉화군수 후보로 확정했다.

김 위원장은 "나를 생매장시킨 공천"이라며 발끈, 아직껏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 주변에선 중앙당에 대한 '화'를 털고 봉화에 내려갈 것을 권유했고, 우종철 후보도 지원을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12일 우 후보의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 입장에선) 죽어도 (봉화에) 가기 싫겠지만,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여하튼 재보궐선거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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