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쓰듯 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음료수는 물론 가솔린 값에 맞먹는 비싼 물이 앞다퉈 등장, 예전처럼 함부로 마실 수 없는 귀한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귀하신 물'의 등장에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도 화들짝 놀랄 정도다.
동아쇼핑 푸드갤러리 생수 매장. 프리미엄급 생수로 많이 알려진 프랑스 ㅇ제품 가격은 500㎖에 870원, 1천500㎖에 1천720원이다. 빙하 퇴적층에서 뽑아왔다는 이 생수가 얼마전까지 비싼 물을 대표했으나 이젠 명함도 못내밀 처지다. 심층 암반의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는 천연 지장수는 500㎖ 1천500원, 2천㎖에 5천 원으로 훨씬 비싸다. 소금기를 뺀 해양심층수 99%, 비타민 C 1%로 구성되어 있다는 일본의 해양 심층수는 500㎖에 5천 원, 1천500㎖에 1만 5천 원으로 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일부 고급 카페에선 '물 메뉴판'이 따로 등장할 만큼 '물 건너온 물'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좋다는 물을 들이키려면 ℓ당 적어도 3천 원은 줘야 할 정도. 일본 후지산 지하에서 추출한 바나듐을 곁들인 음료용 천연 심층수는 2ℓ에 2만 원을 육박한다. 핀란드의 동토에서 칼바람을 맞고 자란 자작나무 수액은 2ℓ에 7만6천 원, 알프스 산맥에서 뽑아올린 아기 전용 물은 2ℓ에 1만 2천 원에 이른다.
조만간 우리나라에 들어올 미국 테네시산(産) 생수 가격은 750㎖에 35달러로 평범한 생수의 7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힐튼가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이 이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켠다지만 서민들로서는 술값보다 비싼 이 생수에 쉽게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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