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가 사람들] 농협 대구 동천동지점 김영숙 차장

김영숙(48·여·농협 대구 동천동 지점) 차장은 농협내에서 '무빙 뱅크(Moving Bank)'로 통한다. 임대아파트가 주변에 많이 있는 등 동천동 지점의 영업여건이 좋지 않지만 영업점 주변을 탈피, 발로 뛰는 영업을 하면서 새마을금고 등 소규모 금융기관보다 더 큰 규모의 독자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

지난해 그는 혼자서 수신 250억 원, 여신 100억 원을 달성한 것은 물론, 보험 신규계약까지 50억 원가량을 따내 농협 대구시내 지점에서 가장 높은 여수신 영업실적을 나타냈다. 올 들어서도 이미 100억 원을 훨씬 넘는 수신고와 여신고를 쏘아올리고 있는 중.

그의 손님은 근무처인 대구 북구 동천동 주변은 물론, 대구·경북 전지역에 뻗쳐있다. 더욱이 최근엔 글로벌 은행원으로 탈바꿈했다. 한국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진출하면서 10명 가까운 해외 고객까지 갖게 됐다. 미국, 호주, 베트남, 중국 등으로 건너간 그의 고객들은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가면서까지 김 차장을 통해 농협을 이용하고 있다.

"제발로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죠. 먼저 접근해서 명함을 줍니다. 대번에 '귀찮게 하지말고 가세요'라는 대답이 돌아오죠. 하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끈덕진' 영업전략을 통해 저는 제 고객의 절반 이상을 '처음 봤던 사람'으로 채웠습니다. 아는 사람에게만 영업을 했다면 오늘의 성과는 없었을 겁니다."

그는 손님에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사귄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제게 보험가입을 했던 손님에게 깜빡 잊고 '1년 이내 해약하면 원금을 손해본다.'는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그 손님이 200만 원을 손해보게됐죠. 두말하지 않고 손해본 금액 전부를 제 돈으로 돌려드렸습니다. 그 손님은 이후 10년째 돈을 맡겨오고 있습니다."

그는 '돈 있는 사람들'이 금리 0.1%, 수익률 1%보다는 사람 얼굴을 보고 돈을 맡기더라고 했다. 그의 정직성과 신뢰가 매년 수백억 원의 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와서 상품 설명 좀 하고 가라'는 전화가 너무 많아 가정생활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가 바삐 뛰어다녀야 제 고객의 재산이 불어나기 때문에 힘든줄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은행원 생활 30년이 되는데 자산관리 부분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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