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감정을 동반하는 색.'
독일의 한 비평가는 전원근 씨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27일까지 한기숙갤러리(053-422-5560)에서 열리는 '블루 비전-왜냐면…'(BLUE VISION because…)전에서 소개되고 있는 전 씨의 작품 이야기이다. 전 씨는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네 가지 색으로 작업한다. 색면 작업이 흔히 그러하듯 전 씨도 이 네 가지 색의 물감을 반복적으로 입히는 과정을 거친다.
옅은 아크릴 물감을 열 번도 넘게 바르고 발라 면을 이루고 선을 만들어 낸다. 원하지 않는 부분을 닦아내면서 이런 작업을 거듭하는 동안 전 씨의 감정은 지극히 단순한 형태의 작품 속으로 녹아든다. 그 결과물은 서로 다른 색이 경계를 지우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녹아 들어가는 경계의 효과'로 회화적인 연출이 이루어진다.
옅게 칠한 색 사이로 밑에 깔린 색이 드러나면서 시간 혹은 역사의 축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하나의 세포가 분열해 복잡한 생물이 되듯 전 씨의 작업도 점차 구체적인 형상을 향해 복잡하게 진화하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독일 유학 시절 주로 했던 작은 원의 집합체 작업에 이어 최근 주력하고 있는 면 작업, 초기에 주로 했던 단색 작업까지 전 씨의 작업 변천 과정을 엿볼 수 있게 작품이 설치돼 있어 이해를 돕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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