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립교향악단(지휘자 신현길·사진)이 아주 특별한 대구 나들이를 준비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유치를 축하하고, 경북방문의 해를 기념해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경북도향의 특별연주회는 '경북도립교향악단 창단 10주년 기념 특별 기획 연주회'로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곡목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을 선택했다. 말러교향곡 제5번은 부천필하모닉이 말러 교향곡시리즈로 1999년 '유료관객 1천 명 동원'이라는 국내 공연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2000년까지 그 열기가 이어졌던 명곡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이번 연주가 처음이다.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말러 교향곡이 한국 교향악단의 레퍼토리로 자리잡지 못한 것은 연주편성의 방대함과 기교적인 어려움, 지휘자의 음악적 해석 부재를 말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꾸어 말하면 말러 교향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교향악단의 연주력과 지휘자의 음악적 해석, 스태프진의 지원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인 셈이다.
때문에 지난 10년간 국내 어느 교향악단보다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온 경북도향은 제2의 도약을 선언하는 작품으로 말러 교향곡 제5번을 선택했다.
유태인으로 보헤미안 출신인 말러는 독일-오스트리아 문화권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아주 불안정한 영혼을 지니고 있었고, 이 같은 혼혈성은 순수 독일-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이 생각지도 못한 다양성과 자유로움의 원천이 됐다.
빈 궁정 오페라극장 지휘자로 데뷔한 뒤 빈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서의 놀라운 행보, 장출혈로 인한 죽음의 위기에서 맞은 반려자 알마와의 결혼, 그러나 이어진 아이의 죽음 등등···. 화려했지만, 끊임없는 위기를 맞고 극복해온 삶을 살아온 말러가 피안의 감동과 벅찬 환희 그리고 사랑과 죽음, 빛과 어둠 등을 예술 혼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바로 교향곡 5번이다.
때문에 이 곡이 자아 상실로 번민하는 현대인에게 색다른 감동을 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신현길 지휘자는 "말러는 음악적으로는 슈베르트와 같은 가곡적 선율의 작곡가이면서도 보헤미안적인 소박함이 있고, 스메타나라나 드보르자크와 같은 작곡가보다 더 세련되고 국제적인 색채가 짙다."면서 "말러 교향곡 제5번 연주를 계기로 새롭게 태어난 경북도향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53)320-0396.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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