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봉산면 인의리 마을 어귀로 들어서자 중소기업체를 연상케 할 정도로 큰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5천700평 부지에 자리 잡은 송정농산(사장 이순기·47)은 버섯재배사, 배양센터 등 건평이 2천 평 규모로 최첨단 자동화 기계 시설을 비롯해 생산규모가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30동의 재배사에선 새송이버섯 액체 종균 연간 100만 병(1천100cc 플라스틱병), 새송이버섯 250t 을 각각 생산해 연간 1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3년 5월 특허 출원한 '산너울'이란 브랜드의 인지도가 날로 높아져 올해는 500t을 생산할 예정이다.
30동으로 나눠진 재배사는 회전식 자동화 시설을 모두 갖춰 1동이 가로 4.5m, 세로 11m의 좁은 공간이지만 건축물 지주를 이용한 회전식 균상대 덕분에 1만 병의 버섯 병배지가 재배된다. 국내 4번째로 도입한 액체 종균 배양 기술은 톱밥에서 종균을 키우는 기존 방식에 비해 불량률이 거의 없고 우량 종균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원가·인건비를 80% 정도나 절감하는 고난도 기법이다. 액체 종균 생산 역시 입병·살균·냉각·접종·배양·출하 등 전 공정이 자동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또 모든 시설들은 중앙집중식 컴퓨터 관리 시스템을 갖춰 버섯 재배사의 온·습도 자동 조절은 물론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폐배지 등 부산물을 활용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유기질 비료는 일단 성공적이고 현재 연구 중인 폐배지 한우 사료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 버섯재배보다 수입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버섯 재배용 배지의 주성분은 소 사료. 여기에다 버섯의 성장 기간 동안 각종 성분이 합쳐지기 때문에 비료, 사료로 다시 활용하면 더 없이 좋다는 게 이 사장의 주장이다.
송정농산에서 배출되는 폐배지는 1일 10t. 폐배지에다 미생물을 첨가해 1개월 발효시켜 만든 비료는 그동안 소규모로 과수농가에 공급돼 왔으나 최근 '산너울 그린 1급 퇴비'란 브랜드를 달고 본격 시판 중이다. 또 폐배지에다 비지 등을 숙성시켜 만든 축산사료를 개발 중에 있다. 4개월 전 한우 5마리를 구입, 손수 만든 폐배지 사료를 먹이며 비육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송정농산은 버섯농가와 관계 공무원은 물론 유치원, 초등학생들의 견학 발길로 늘 붐빈다. 농장 내 버섯 홍보실에는 다양한 버섯 사진과 자료들이 수집돼 있다.
1997년 그가 버섯 재배를 시도할 때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버섯농가들을 이곳저곳 찾아다녔지만 대부분 문전박대당했다. 이런 탓에 그는 스스로 버섯을 공부했고 어렵게 배웠던 아픔을 알기에 애써 개발한 기술들도 농가에 아끼지 않고 전수했다.
그는 조만간 농장에다 국내 최초로 버섯 박물관과 버섯테마농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리 농업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농심 함양 및 자연학습의 산 교육장으로 제공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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