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월 용적률 하향·9월 분양가 상한…아파트값 어디로?

올 9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분양가 상한제'에 이어 7월부터 '주거 지역 용적률 하향 조정'이 시행됨에 따라 내년부터 아파트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나 '용적률 하향' 모두 아파트 원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 '아파트 분양가는 내려갈까 올라갈까.'

주택업계는 "상한제와 용적률 하향 조정을 받은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내년부터는 대구 지역 주택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분양가격 또한 두 제도에 맞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팽팽한 대립각, 분양가 상한제와 용적률 조정

분양가 상한제가 아파트 분양 가격을 떨어뜨리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면 '용적률 하향 조정'은 원가 상승 요인이다.

정부가 마련한 분양가 상한제는 건축비나 영업비 등에서는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은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

개정 주택법은 분양 승인 직전 대지 조성 작업 이후 감정 금액으로 택지비를 인정하게되며 '감정가' 적용을 받으면 택지비는 10~20% 정도 '거품 제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용적률 하향은 일정한 부지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으로 용적률 하향 폭에 따라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택지비는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7월 1일 이후 사업 승인 신청분부터 적용되는 '용적률 하향' 조치에 따라 3종 주거지역은 용적률이 현행 280%에서 250%로, 2종은 250%에서 220%로 각각 떨어지며 준주거지역은 400%에서 250%(순수 공동주택)와 300%(주상복합건물)로 각각 용적률이 내려간다.

준주거지역 내 순수 상업업무 빌딩은 현행 용적률 400%가 그대로 적용되며 일반상업지역 주상복합 건물의 상업시설 비율도 현행 10%가 유지된다. 예외 조항으로 공원, 도로 등 공공 시설을 기부채납 할 경우에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지만 기부 체납 또한 분양가 상승 요인인 만큼 인센티브를 받더라도 분양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따라서 전체 부지에서 지을 수 있는 아파트 가구수가 10% 정도 축소되며 그만큼 원가 상승이 뒤따르는 셈.

SD 건설 금용필 영업이사는 "땅값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수성구는 40%, 타 지역은 30%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3~5% 정도 올라간다."며 "결국 분양가 상한제로 내려간 땅값이 용적률로 올라가게 돼 향후 택지비에서 원가 절감 요인은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내년 이후 분양가는

산술적으로 보면 '상한제'와 '용적률 하향'이 맞물리면서 분양가 인하 요인은 사라지게 됐지만 미분양이 넘치는 시장 환경을 보면 전체적으로 '분양가 조정'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표준 건축비 적용으로 '고급 마감재' 등을 내세운 공사 금액 들어올리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이며 '가격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상 '고가 아파트'가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가 마련한 각종 알박기 금지 법안이 시행에 들어간데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주들의 '기대 심리'도 낮아질 것으로 보여 땅값 거품도 빠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시행사나 시공사가 경쟁적으로 사업 부지 확보에 나선 탓에 수년간 땅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랐다고 볼 수 있다."며 "수요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땅값이 내릴 수밖에 없으며 시행이나 시공 이윤폭이 줄면 전체 분양가도 어느정도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기대 눈높이 가격에 맞춘 아파트가 과연 등장할 수 있을까라는 점.

부동산 컨설팅사인 대경의 최동욱 대표는 "외곽 공공택지 25평 아파트가 1억 5천만 원, 30평형대가 2억 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크게 값내린 아파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수성구나 달서구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상한제에 맞출 수 있는 민간 택지 확보가 쉽지 않아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 가격 전망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1년 정도의 '조정 기간'을 거치면 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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