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3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오페라 '리골렛토'가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올릴 전망이다. 금·일요일 이틀간 입장권은 이미 바닥이 났고, 토요일 잔여석도 앞다퉈 예매가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페라 공연에서, 그것도 1천400석이 넘는 대규모 공연장의 매진사례는 대구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대단히 드문 일이다. 사실 대구시립오페라단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기대를 했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성악가라는 명성을 가진 바리톤 고성현과 세계 무대에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대구출신 소프라노 이윤경, 그리고 김승철 이현 제상철 강혜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향악단·합창단·무용단까지 포함하면 무려 180명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화려한 의상과 무대, 완성도 높은 연출도 기대되고 있다.
'리골렛토' 사례는 대구오페라가 갈 방향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하기에 따라서는 오페라도 뮤지컬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예산. 이번 공연에 든 비용은 대체로 6억 원 정도다.
국립오페라단의 제작비 10억~15억 원에 비하면 적지만,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평균 제작비 1억2천만 원과 비교할 때는 엄청난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수준 높고 화려한 '리골렛토'를 대구 무대에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서울시오페라단과 공동으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전략적 제휴와 협력이 대구오페라와 한국오페라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인 셈이다. 높은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대외 협력까지 모색해야 한다면, 대내적 시스템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현재 대구시의 오페라에 대한 지원은 문화예술회관 산하 예술단 소속 시립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로 이원화되어 있다. 안 그래도 적은 예산과 역량이 기관별로 분산된 것이다.
행정편의주의에 의해 빚어진 일인지, 아니면 어떤 이해관계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구오페라 발전이라는 대의적 관점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모처럼 시민들이 보여준 가능성과 사랑에 대해 성악인들과 대구시는 실천적 노력으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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