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무성의한 도민체전 준비

도민체전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육상 경기가 열릴 상주시민운동장은 아직도 공인받지 못한 반쪽짜리 경기장이다. 지난해 5월 1종 경기장 공인이 만료된 이후 각종 보수공사로 인해 대회 개막 3개월 전까지 공인을 받아야 하는 규정을 어긴 꼴이다.

이 때문에 경북육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은 "경기 개막에 임박해 공인을 신청하고 떼를 쓰는 지자체들의 관행"이라며 "이번에는 그리 쉽게 공인되지 못할 것"이라 벼르기도 했다.

게다가 체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주시도 최근에서야 라인마킹과 스타팅 블록 등 육상경기 공인에 필요한 각종 경기 용구 구입 절차를 밟고 있다. 이마저도 납품업체가 17일 비로소 용기구의 공인 여부를 대한육상경기연맹 측에 신청해 놓고 있어 '떼쓰는 지자체의 관행'이 빈말이 아니란 걸 증명해주고 있다.

심지어 지난 16일 안동에서 열린 대학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3명이 한꺼번에 한국 신기록을 세웠으나 공인 여부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세운 기록들이 경기 용구 오작동과 오류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지난 17일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이 도민체전을 앞두고 공인 신청을 한 상주시민운동장을 찾아 공인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 바닥공사는 물론 경기용구조차 비치되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상주시는 경기용구가 비치되는 오는 25일 이후에 공인을 받으려 했으나 연맹 관계자들이 예고 없이 방문한 자리라 변명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실망은 크다.

이 자리에서 공인 실사단들은 다음달 9일 재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도민체전 개막 이틀 전에 공인을 하겠다는 것. 이 같은 실사단의 태도에 상주시는 또 한차례 떼(?)를 쓴 끝에 겨우 다음달 초 공인 실사를 하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지금이라도 발빠른 공인 준비로 경기도중 기록의 공인 여부로 선수들이 맥없이 주저앉아야 하는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회2부 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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