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아빠라고 모두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독수리아빠도 있고 펭귄아빠도 있는 등 제각각이다.
'독수리아빠'는 재력이 있고 전문직업을 갖고있어 수시로 외국을 드나들면서 가족을 만난다. 뼈빠지게 일을 하면서도 송금하고 나면 지갑이 빠듯해, 자신은 비행기 한 번 타보지못하고 메신저로 화상통화만 줄기차게 하는 기러기아빠는 '펭귄아빠'라고 불린다. 공항에서 손만 흔드는 뒷모습이 뒤뚱거리며 걷지만 날 수는 없는 펭귄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연말 한 대기업총수가 사내 기러기아빠를 파악해 왕복비행기표를 보너스로 지급, 펭귄아빠를 격려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독수리아빠=개인사업을 하는 김성권(44) 씨는 1년에 세번 정도 가족이 있는 캐나다 토론토로 간다. 한번 가면 한달 정도 머무른다. 1년 학비와 생활비는 1억 2천만 원 정도 든다. 보고싶을 땐 언제든지 가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인터넷 메신저와 전화를 매일 주고 받습니다. 떨어져 지내다보니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더 생기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의사인 강영우(44) 씨는 명절이나 연휴 등이 생기면 무조건 캐나다행 비행기에 오른다. 지난 연말을 가족들과 함께 보낸 그는 설 연휴 때도 캐나다 벤쿠버로 갔다. "자주 보지않으면 서먹서먹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시간만 나면 같이 지내려고 해요." 강 씨는 매일 두 번씩은 아내와 두 아이들과 번갈아 통화한다. 전화비는 할인카드를 사용, 생각보다 부담이 적다. 한 달에 10만 원이 채 들지않는다.
▲펭귄 아빠=김순영(45) 씨는 지난해 8월 아내와 자녀를 미국 보스턴으로 보냈다. 작은 아버지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편하게 생각했다. 연간 학비는 800만~900만 원선. 생활비는 3천만 원 정도 든다. 김 씨는 한 번도 가족을 만나러 미국에 가지 못했다. 일 때문에 시간도 없고 한번 들어갈 때마다 드는 경비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전화도 1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하지않는다. 그는 매일 술이다. 혼자서 단골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이 일과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ㄱ씨는 주변의 시선이 제일 견디기 힘들다. 빠듯한 월급에 송금도 많이 하지못하지만 회사동료나 형제들이 "주제파악도 못하고 조기유학을 보냈다." 고 한두마디하는 것에 질렸다. 그래서 회사동료들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본가에 가는 것도 삼가고 있다. 연로하신 부모님들이 애들 고생시키고 뭐하는 짓이냐고 잔소리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기러기생활이 자신의 경제적 정신적 능력으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청산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에둘러 충고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외국의 엄마도 똑같다=기러기아빠의 유형에 따라 외국에 나가있는 엄마의 유형도 달라진다. 독수리엄마는 아이들 교육은 '가디언'(보호자)과 개인교습에 맡기고 현지대학에 등록, 함께 학위를 따거나 여가시간에 골프를 즐긴다.
그러나 펭귄엄마는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를 걱정, 오로지 아이들 뒷바라지만 한다. 쇼핑은 물론 엄두도 내지않고 비행기삯을 아끼려고 한국에도 아예 귀국하지 않는다.
서명수·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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