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세계에 뚜렷하게 내세울 고유의 문화산업이 제대로 없는 현실에서 애견산업을 문화관광산업, 복제기술 및 유전자 보존 등의 생명공학(BT) 등과 접목해 잘 육성하면 지역을 먹여 살릴 산업이 될 것입니다."
'삽살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하지홍(53) 교수는 경북대 유전공학과 교수이자 (사)한국삽살개보존협회 이사장이다. 유전공학자와 삽살개의 숙명적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북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미생물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귀국해 1985년 경북대 유전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때부터 '우리 토종개란 어떤 개인가?'를 화두로 삼았다. 부친(하성진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과 그 제자 탁연빈·김화식 교수가 연구를 하다 마지막으로 남긴 8마리의 삽살개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삽살개와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보존과 연구에 매진해 멸종위기에서 구했고, 1992년 3월 '경산의 삽살개'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받게 했다. 1990년대부터는 DNA 지문검사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3천 마리가 넘는 삽살개에 대한 혈통기록과 외적 형태, 유전자 기록 등을 자료화해 관리 중이다. 2000년대에는 애견산업을 산업화하는 것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도 1조 원이 넘는 애완동물용품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대부분 수입품이 점유하고 있고, 관련 사업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는 블루오션 분야이므로 지역의 특화산업으로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10년 내에 국내는 연간 10조 원, 중국은 30조∼40조 원대의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구를 '개 가지고 개판 만들어' 먹고 살아도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2011년 대구에서 세계육상경기대회를 연다는 데 착안, 지역의 전래 토종개인 삽살개를 이 대회 마스코트로 활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삽살개 보존사업 주체인 경산시와 경북도를 통해 대구시에 2011년 이 대회 마스코트로 채택해 달라는 건의를 할 생각이다.
"삽살개는 삼국시대부터 액운을 쫓아내고 나라를 지키는 수호동물로 여긴, 민중들 정서에 잘 부합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동물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국제대회 마스코트로 활용되지 않아서 신선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삽살개는 대구와 경북의 협력사업 모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삽살개 발굴은 대구에서 시작됐으나 1980년대 중반부터 실제 보존사업은 경산시가 주체가 돼 해왔고, 다시 대구는 2004년부터 지역혁신특성화(RIS)사업을 통해 삽살개 캐릭터 개발과 애견산업 활성화에 투자를 해 오고 있다는 것. "대구·경북이라는 공통적 지역성이 있는 이 삽살개를 2011년 육상대회 마스코트로 사용하는 것은 대구-경북 협력사업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삽살개 공연단을 만들어 세계를 순방하고, 외국 도시나 민간단체와 자매결연할 때 삽살개 강아지를 선물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개를 먹는 국민들'이라는 외국인들의 나쁜 선입관을 타파하고 고유한 토종개인 삽살개를 아끼고 보존하는 대구·경북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요즘 경북대 문이식 외래교수와 대구지역혁신특성화 BICT애견산업단 이동훈 책임자 등 20여 명의 팀원들과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10월 12~21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7 대구세계애견산업엑스포를 통해 대구를 애견 및 동물문화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시키고, 이를 대구의 신성장 문화산업 동력으로 육성하는 계기로 만들까 고심 중이다.
또 해당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대구에 전국 최초의 애견운동장을 포함한 소공원을, 경산 와촌에는 삽살개 테마파크를 조성해 갓바위와 연계한 문화관광벨트화를 추진하고 있다.
삽살개를 활용해 대구·경북을 애견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지역을 더 잘살게 하려는 그의 꿈이 하루빨리 현실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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