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無名) 선수들의 유쾌한 반란?'
해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약체팀으로 지목되던 대구FC가 그라운드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는 22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07삼성하우젠 K리그 경기에서 강호 울산 현대를 3대 1로 누르며 13위에서 10위로 도약했다. 이달 들어 4승 2무의 기세. 주중에 열리는 컵대회에서는 당당히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대구 홈 팬들과 서포터스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선수들을 연호하며 열광적인 성원을 보냈다.
대구FC 구단주인 김범일 대구시장도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부진했다가 상승세를 탄 대구FC처럼 대구도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시점이어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경기장에는 때마침 '대운 상승'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었다.
올 시즌 전만 해도 대구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프로 첫 지휘봉을 잡은 변병주 감독은 오장은, 이상일 등 주축 선수들을 돈 많은 구단에 내주고 철저히 무명인 선수들로 새로 팀을 꾸려야만 했다. 터키 전지훈련 때는 같은 장소를 찾았던 FC서울이 전속 요리사를 대동해 선수들의 식사를 준비했지만 그럴 처지가 되지 못하는 대구 선수들은 현지 요리사가 만든 입에 맞지 않는 요리를 묵묵히 먹어야만 했다.
3월 초 시즌이 시작된 후 대구는 3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역시' 하는 축구관계자들의 예상대로 참담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경기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은 더 형편없었다. 상대 팀의 명성에 위축돼 변변한 슛 하나 날리지 못하고 전반전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변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실감 없는 목표처럼 들렸다.
그러나 4월 들어 대구가 달라졌다. 변 감독은 작지만 빠른 선수들로 조직력을 다졌다. 브라질 용병인 루이지뉴와 에닝요, 이근호와 문주원, 신인 최종혁, 주장 김현수 등 공·수진이 조화를 이루게 되면서 경기력이 본 궤도에 올랐다. 수비는 탄탄해졌고 공격은 날카로워졌다. 작은 공격수들이 공중전에는 취약했지만 상대 배후를 파고드는 빠른 공격은 화려해지기까지 했다.
게다가 이근호, 문주원, 최종혁 등은 다른 팀에서 버림받거나 외면당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상대 팀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근호 선수는 "선수들의 협동심이 강하고 플레이에서도 자신감이 넘쳐난다."며 "이제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이상의 성과를 이룰 것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FC서울이 세뇰 귀네슈 감독의 공격 축구로 주목을 받았지만 '4월의 팀'은 대구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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