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3일)부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사실상 17대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된 셈이다. 국민들은 벌써부터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관심이다. 정치에는 변수가 많아 이런 물음 자체가 우문(愚問)이나 그래도 궁금한 것은 그만큼 대통령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일신문은 한나라당 경선 흥행 여부, 범여권 후보 단일화 여부 등 대선의 주요 변수를 토대로 17대 대선의 관전 포인트를 4차례에 걸쳐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나라당은 올 대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차례의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실패한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마저 패배하면 당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위기의식도 높다. 강재섭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올 대선에서도 패하면 한나라당은 존재할 가치가 없어지는 불임정당이 된다."며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8월 경선을 앞두고 5월부터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현재 내부적으로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5월 ▷당내 후보등록 ▷선거관리위원회 ▷후보검증위원회 ▷선거기획단 등을 잇따라 발족시킨다는 방침. 또 대선주자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토론회 등 이벤트를 통해 붐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자연스레 국민들의 시선을 한데 모으면서 당내 경선을 한바탕 축제로 끌어올리고 대선 승리까지 거머쥔다는 계산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해 북핵사태 이후 줄곧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원, 시내버스 개편 등을 성공시키며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경제 지도자의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다. 또 한반도대운하 건설 등 굵직한 공약을 제시하며 한때 지지율 50%를 넘기도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탄핵 열풍 와중에 당을 살려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당의 지지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원칙 있는 리더십과 사심 없는 헌신성을 바탕에 두고 탁월한 대중성까지 더해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두 대선주자는 뚜렷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끄는 데 일단 성공했다. 또한 이들은 검증론, 경선룰을 두고도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벌이며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검증론과 경선룰 공방을 두고 일각에서는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두 대선주자 캠프 측 모두 경선 흥행 성공을 점친다. 이 전 시장 측의 박형준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충분히 흥행이 될 것"이라며 "흥행성이 있으면 후보의 지지율도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성공적으로 경선을 치르면 5~6%가량의 지지율 상승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최경환 의원 역시 "최고의 흥행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의원은 "흥행조건에는 해볼 만한 게임이냐 또는 경선참여 주자들이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끌 만한 사람인가가 중요하다."며 "한나라당 경선은 2가지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대선주자의 면면이 너무 많이 알려져 흥행엔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흥행을 위해서는 후보 선출 과정이 드라마틱하거나 강력한 제3의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한나라당에는 없다는 것.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탈당은 그래서 한나라당에게는 아플 수밖에 없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당 경선에 흥행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을 주도하는 데 일차적인 목표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 19일 경선에서 어느 측도 결과를 장담 못하는 접전이 펼쳐지고 일반 국민이 그 결과를 궁금해하며, 승자는 패자를 포용하고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성숙한 경선문화를 만들 수 있느냐 여부가 한나라당의 대선 승패를 가늠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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