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송백자' 전모 밝혀졌다…흙대신 돌 빻아 원료로

'청송백자'(靑松白瓷)를 아십니까?

'문경자기'와 함께 경북 민요(民窯)자기의 양대 산맥을 이루던 '청송백자'의 전모가 밝혀졌다. 본지가 단독 입수 취재한 결과, 16세기 후반부터 청송군 일대에서 생산돼 널리 유통되다 1958년 명맥이 끊어진 '청송백자'는 흙(陶土)이 아닌 돌(陶石)을 빻아 원료로 사용했으며, 한때 초벌구이로만 제작했던 백자로 한국도자사에 유례없는 귀중한 자료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그릇의 두께가 얇고 가벼우며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다, 그릇에 칠해진 유약도 주로 잿물을 사용한 타 지역과는 달리 '회돌'과 '보래'라는 광물성 유약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복원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자를 구웠던 가마도 경사가 40도에 달하는 사면(斜面)에 축조해 열효율을 극대화할 만큼 발달된 형태를 갖추고 있어 도예계의 중요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학자들과 수집가들에게만 알려져 왔던 '청송백자'는 간략한 초문(草紋)이 있거나 문양이 없는 경우가 많고, 표면이 다소 거칠면서도 반점이 섞인 설백색(雪白色)을 띠고 있다. 생산된 그릇은 주로 사발·접시·주병이나 제기(祭器) 등 소품류들로, 경북 북부와 포항·영천지역 일대에 공급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안동대 민속학연구소와 박물관팀이 청송군의 의뢰로 지난 2004년부터 실시한 가마터 지표조사 결과, 원료 광산인 청송군 부동면 신점2리(일명 법수골)를 중심으로 36개소 48기의 가마터가 산재해 있으며, 청송백자 마지막 기술자인 고만경(76·대구시 북구 대현동)옹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표조사에 참가한 명지대 문화재사학과 윤용이 교수(60·문화재위원)는 "청송백자의 독특한 원료를 잘 활용해 현대적 감각을 접목한 생활용품이나 그릇을 빚는다면 어느 곳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답고 독창적인 민예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면 청송군 문화관광과장은 "'청송 향토문화유산 보호조례'를 제정, 2010년까지 부동면 하의리 1만여 평의 부지에 40여억 원을 투입, 전시관과 공방시설·체험장 등을 갖춰 청송백자 복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전충진 김경돈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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